[헤럴드생생뉴스]
‘태극 소녀’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에 도전했지만 숙적 일본에 가로막혔다.
정성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8강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전반 8분 시바타 하나에(우라와 레즈)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전반 15분 전은하(강원도립대)가 동점골을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전반 19분 시바타의 결승골과 37분 다나카 요코의 추가골을 얻어맞아 4강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U-20 여자 대표팀 간 역대 상대전적 1무4패의 절대적 열세를 뒤집고 적진에서 첫 승리를 꿈꿨지만 일본의 벽은 높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에 패하고도 이탈리아와 우승후보 브라질을 연달아 꺾는 등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강한 상승세는 아쉽게도 더 이어지지 못했다.
애초에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해 8강에 오르리라고 예상한 이는많지 않았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인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에서도 4위로 밀려나 자력으로 본선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지역예선 1위를 한 일본으로 개최지가 변경되면서 극적으로 본선에 합류했지만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나이지리아, 이탈리아 등 강호들과 만났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0-2 완패를 당했고 설상가상으로 팀의 ‘주포’ 여민지(울산과학대)마저 경기 도중 발 부상을 얻었다.
한국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탈리아와의 2차전 2-0 승리에 이어 3차전에서 우승후보 브라질을 2-0으로 완파, 2승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8강에서 마주친 홈팀 일본에 막혀 4강 문턱에서 돌아섰다.
한·일전 2연승도 무산됐다.
이달 초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23세 이하 대표팀 ‘오빠’들이 일본을 통쾌하게꺾고 동메달을 딴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처음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평가됐던 싸움이었다.
이전까지 한·일 양국 U-20팀 간의 상대전적은 한국이 1무4패로 절대적 열세였고 최근 만남인 지난해 AFC U-19 선수권에서도 1-3으로 대패했다.
유일한 무승부도 2007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 준결승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6으로 진 터라 사실상 5전 전패인 셈이었다.
본선과 조별리그에서 어려움을 딛고 8강에 오른 강인한 정신력과 상승세에 기대를 걸었지만 두터운 선수층을 기반으로 성인 월드컵 우승과 런던올림픽 은메달 등 세계 정상으로 올라선 일본을 넘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현재 한국 여자축구팀은 실업팀 8개, 대학 6개 등 초·중·고교 및 유소년 클럽을 모두 합쳐도 60여 곳에 불과하다.
텅 빈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이날 한·일전 같이 대규모 관중이 몰리는 큰 경기에서는 적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국 여자축구의 앞날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계 최강 일본에 막히긴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본선 무대를 밟고도 단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브라질 등 정상급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점은 고무적이다.
최근 독도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 등으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 적진 한복판에서 치른 일본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뒤 바로 동점골을 넣으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모습에서도 희망을 찾기에 충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