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의 시너지효과

디자인은 한 기업의 경영과 이미지도 바꿔놓는다. 현대카드가 그 좋은 예다. 10년 전 현대카드는 시장 점유율 1%대에 머무는, 업계 꼴찌였다. 현대카드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디자인이었다.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회사 ‘토털아이덴티티’를 디자인팀으로 선정, 기업 CI를 새로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회사 고유의 국ㆍ영문 서체도 개발하는 등 차별화했다. 특히 어느 회사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용카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카드 한 장에 디자인철학을 입히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세분화해 반영한 알파벳 카드 시리즈를 개발했고, 미니 카드, 투명 카드, 컬러 카드 등 파격적인 카드 디자인을 줄줄이 내놓았다.

신용카드에 디자인을 더한 시도는 소비자들에게 현대카드를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금융기업으로 각인시켰다. 이는 실적으로 직결돼 10년 만에 현대카드는 선두 업체가 됐다. 디자인이 기업 내 창의력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한 셈이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카드는 디자인 재능 기부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올 초 현대카드는 우수한 품질을 갖췄음에도 독자적인 상품을 내놓지 못하던 중소 생수업체 로진에 디자인과 브랜드네이밍을 무상으로 기부해 ‘잇워터’라는 제품명으로 프리미엄 생수를 출시하도록 지원했다.

지난 2월에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함께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 ‘데스티네이션: 서울’도 추진했다. 이를 통해 국내 디자이너 신예들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의 주제 도시로 ‘서울’을 선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앞서 지난 2009년 7월에는 새롭게 문을 연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의 디자인과 제작을 직접 맡아 서울시에 기부한 바 있다. IT와 예술적 디자인이 결합한 환승센터는 미국 IDEA 디자인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