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올해 상반기 ‘강남 자곡 래미안 힐즈’의 청약 대박은 단연 화제거리였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계속되는 사상 유례 없는 부동산 불황에도 불구하고 1000세대가 넘는 중대형 위주의 대단지 아파트 분양을 1순위에서 평균 3.5대 1로 청약 마감하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엔 ‘깔끔한 성공’이지만 삼성물산이 이 상품에 잔뜩 공을 들였고 거는 기대도 컸다. 그동안 재개발, 재건축 위주였던 선례에서 벗어나 삼성물산이 최초로 시도하는 자체 사업이기 때문이다. ‘자곡 래미안 힐즈’의 분양소장을 맡은 김미숙(42) 차장은 “할 수 있는 모든 마케팅 수단을 동원했다”고 표현할 정도다.
강남 자곡 래미안 힐즈 분양을 성공시킨 뒤 김 차장에겐 미다스의 손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삼성물산 최초의 여성 분양소장이기도 한 김 차장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지에서 할 수 없덨던 독특한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곡 래미안 힐즈’를 위해 작년 10월 구성된 TF팀은 1020세대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의 판상형으로 설계했다. 땅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인접한 건물들의 일조권을 고려해야 하는 정비사업지에서는 할 수 없던 일이었다.
꼼꼼한 성격으로 유명한 김미숙 차장은 ‘주부의 마음’으로 마감재를 직접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선택했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평균 2년이 걸리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할 수 없었던 최신 트렌드도 꼼꼼하게 반영했고 그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홍일점인 김 차장이 분양 소장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 2009년이다. 올해로 꼭 3년째다. 분양소장으로 발령받을 당시 주변으로 부터 ‘저 사람이 분양소장이냐’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여성 특유의 친화력과 섬세함으로 난관을 극복해 갔다.
김 차장은 “분양소장 업무가 티가 안 나는 잔일이 많지만 펑크가 나면 바로 삐걱댄다는 점에서 ‘엄마 노릇’과 비슷한 데다, 구매의사결정권을 쥔 주부들의 심리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했던 게 주효했다”고 전했다. ‘강남 자곡 래미안 힐즈’로 분양 대박을 터뜨린 김 차장이지만 남들한테 말 못할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김 차장은 “분양이 시작되기 몇개월 전부터 휴일이나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밤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기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불황기에 자신이 맡은 아파트가 100% 분양되는 대박을 터트렸을 때 직장인으로 해냈다는 강렬한 희열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내 사전에 불황은 없다’는 김 차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에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불황일 수록 건설사와 고객 모두 윈윈(win-win)하는 마케팅이 성공 분양의 첫걸음이 것 같다”고 말하며 활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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