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어느 회사나 노래를 잘하는 ‘나름 가수’가 한 둘 쯤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전체에서 제일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국내외 임직원만 30만명에 달하는 거대기업에서 가장 노래잘하는 사람으로 꼽히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재현 삼성SDI 선임은 삼성에서 노래를 가장 잘하다고 ‘공인’된 사람이다. 지난달 있었던 ‘슈퍼스타S’에서 최종 우승했다. 적어도 앞으로 1년간 그는 삼성의 대표 가수다.

‘슈퍼스타 S’는 삼성그룹이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 사내 가수왕을 뽑는 행사다. 올해는 무려 2700여명이 참가신청을 해 사업장예선(400명), 지역예선(42명), 최종심사(12명)의 단계를 거쳐 우승자를 가렸다. 중간중간 합숙과 실제 가수들의 멘토링이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최종심사의 경우 아예 사내방송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됐을 정도로 열기와 수준이 높았다.

“준비를 많이 못했다. 19개월된 아들이 있어서 집에서는 노래를 할 수가 없어서 음악을 그냥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우승은 자신하지 못했는데 1등으로 불리니까 그냥 좋더라 ”

사실 그는 학창시절부터 기타를 들고 음악을 해온 ‘준프로’다. 지금도 역시 취미로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지역의 클럽에 나가 블루스와 소울 등을 연주하기도 한다. 경연도 남달랐다. 다른 참가자들이 MR 반주에 맞춰 노래했지만, 최 선임은 기타를 들고 나가 직접 편곡한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선보였다.

“1등도 기뻤지만 가수 윤상씨와 유영석씨가 “음악을 진짜 진지하게 하시는 분이군요”하고 심사평 해준게 너무 기뻤다”고 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그의 애착은 크다.

올해 입사 6년차로 최 선임은 천안사업장의 각형기술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전지를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해서 문제없이 양산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다. 그렇다보니 무진복을 입고 실제 생산라인에 서있는게 대부분이다. 일하면서도 종종 음악을 흥얼거리는 그지만 사내에서는 그의 존재(?)를 잘 몰랐다.

“동료들이 노래를 곧잘 하는 줄 알았지 이런 수준인지 몰랐다고 하더라. 그래선지 최종경연에 응원온 동료중에 사진기나 꽃다발 가져온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상받을 거라곤 기대를 안했나보다(웃음).”

이번 수상으로 그는 사내의 유명인사가 됐다. 응원해주고, 배려해주고, 축하해준 동료들과 돌아가며 회식 한번하고 와이프 선물, 부모님 용돈 드리고 나니 상금으로 받은 1000만원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판이라고 한다.

그에게 음악은 동료들도 함께 나눴으면 하는 소중한 것이다. “사내행사를 뭘 그리 요란하게 하냐”는 부정적인 댓글도 봤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모두들 쉴틈없이 열심히 일만 하시는데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직장생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음악같은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여유도 가지면 일도 더 잘되고 동료들하고도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 나에겐 음악이 그렇다”

sw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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