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 “학점을 내려달라고 부탁드려야 하는데…교수님께 전화나 메일을 드릴지, 직접 찾아가서 말씀드리는게 좋을지 고민이에요.”

서울대학교 재학생 A(26) 씨는 학기말 성적을 확인하고 고민에 빠졌다. B학점을 받은 과목의 교수님께 부탁해 학점을 C로 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A 씨가 학점을 올리는 것도 아닌, 내리고 싶은 이유는 뭘까. 바로 재수강 때문이다. A 씨는 “성적은 한번 받으면 계속 남는거니까, 요즘처럼 취업 경쟁이 치열할 때는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B학점 받은 과목도 재수강해서 A학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칙상 재수강은 학점 C+(2.3)이하부터 가능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B학점을 받은 학생이 재수강을 원할 경우, 교수님께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고 ‘부탁’을 해야된다.

이 같은 대학가의 웃지 못할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은 분분하다.

일부 학생들은 “재수강 때문에 학점 인플레 현상이 발생한다”며 “재수강을 통해 같은 수업을 두번째 듣는 학생들을 첫 수강 학생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평가하는 것도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개인의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는 부적절하다”며 “몇 몇 학교처럼 재수강시 받을 수 있는 최고 학점을 B+로 제한하면 이 같은 논란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대 측은 “학생들의 부문별한 재수강을 막기 위해 2006년부터 규정상 C+이하의 학점에 대해서만 재수강을 할 수 있다”며 “서울대에는 ‘학점포기제’(교과목 성적이 확정된 후, 학점을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재수강 에 대한 학점상한제를 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 인사담당자는 “요즘 대기업의 채용에서 학점의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지원자격(학점 4.5 만점에 3.0 이상)만 충족시키면 그 이후 전형과정에서 학점은 당락을 좌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재수강보다는 봉사활동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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