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환 헤럴드경제 G밸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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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G밸리 노재환 논설위원 기자]- ‘귀족벌’과 ‘일벌’

요즘 젊은 세대를 일컬어 다포세대라고 말한다. 취직포기, 연애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 끝없이 나열되 이어지다보면 국가포기를 선언하고, 결국에는 인간포기와 생명포기까지. 이미 우리나라의 자살률는 세계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쓴 지도 오래다.과연 이것이 청년들의 허황된 욕심과 박약한 의지 때문인가? 2500여 년 전 맹자의 ‘이루편’에서의 비판을 오늘날 청년에게 적용해도 되겠는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작금의 젊은이들. 행복을 물었을 때 열에 아홉은 돈이나 물질적인 것에 관련된 것을 답한다. 이러한 문제는 시니어세대도 예외는 아니다. 어찌 보면 그들에게 있어 당연한 선택일지 모른다. 소소한 일상에서의 평범한 행복마저 사치인 그들에게 있어 취미 등의 여가활동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견이 저려온다. 노인들은 빈곤에 시달리다 자살을 택하고,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서서히 멸절함으로써 헬조선에 소심하게나마 복수하려는 것은 아닌지 왠지 씁쓸하다.전편에서 언급한 대목들을 토대로 양산된 인구변화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한참 뒤에 멈추는 대형차량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만큼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저출산율의 마지노선이 깨진 1980년대 이후에도 정부는 출산억제정책을 유지하면서 현재와 같은 '저출산 쇼크'를 불러왔다. 정책전환 시점을 놓친 대가는 이제 부메랑으로 돌아와 혹독함으로 우리의 숨통을 조인다. 또 한 번의 실기가 가져올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탁월한 자가 성공한다는 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성공의 자기경영법과 인문학이 유행이다. SKY로 시작되는 학벌의 한 줄 세우기와 재벌·대기업과 하청기업 간 한 줄 세우기, 지역 간 한 줄 세우기는 모두 성공신화를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환상구조다. 세계질서를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정리하는 것 역시 같은 습속이다. 여기서 잠깐, 5%가 나머지 95%를 먹여 살린다?’는 참담하지만 이러한 시장논리를 내세워 지금도 기세등등한 갑들의 주장. 하지만 보다 현실논리를 적용해 보라. 5%의 일벌들이 뼈 빠지게 일해서 5%의 귀족벌을 배불리는 것이 진실에 가깝지 않겠는가?’를. 선성장 후분배라는 경제논리나 일단 경제를 살려야 복지나 고용이 가능하다는 낙수효과는 이미 실효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오히려 자본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본주의는 기업의 성장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성공과 성장신화에 몸을 맡길 수 없는 이유이다.필자의 종교가 기독교는 아니지만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닌,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다”라는 예수의 오래된 지혜가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이 지혜의 문장에서 안식일의 자리에 학교, 기업, 국가를 넣어도 의미는 퇴색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분명해짐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탁월자 즉 귀족들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단지 사람만을 위한 제도다. 평범한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사회는 민주주의사회가 아니다. 왜 평범한 사람은 행복해서는 안 되는가? 이 평범한 질문이 절실해진 시대이다. 탁월자의 성공욕망을 종식시키고, 그들의 성장신화와 제도를 무너뜨릴 때, 평범한 자들의 행복한 민주주의가 시작될 수 있다. 그러니 아직 청년세대의 포기는 이르다.혹시 당신은 살아가면서 어떤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시나요? 혹시 치열한 삶 속에 작은 행복들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마음으로 되 내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