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아들 구명 위해 탈출시도 WSJ “제2의 천광청 악순환 우려”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지난 19일 미국에 도착한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ㆍ41)의 친형인 천광푸(陳光福ㆍ55)도 산둥(山東)성 고향 집을 탈출, 현재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베이징행은 당국에 구속된 채 연락이 끊긴 아들 천커구이(陳克貴ㆍ33)의 구명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천광청은 중국 밖에서 자유를 얻었지만,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중국 국내의 인권 현실로 ‘제2의 천광청’ 사건이 잇따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5일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천광푸는 지난 23일 새벽 3시께 감시원이 잠든 틈을 타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 둥스구(東師古)촌 자택을 몰래 빠져나와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아들 천커구이를 위해 변론하겠다고 나선 딩시쿠이(丁錫奎) 변호사 등을 만나 아들의 석방을 호소하면서 대책 등을 협의했다.
딩 변호사는 교도통신에서 “천커구이 가족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2명의 관선 변호인이 아닌 가족이 선임한 내가 변호를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딩 변호사가 선임되기 이전에 이미 관선 변호사를 선임했다면서 딩 변호사의 접견을 막고 있다.
앞서 천커구이는 천광청이 탈출한 뒤 자신의 집에 찾아온 경찰에게 칼을 들고 저항한 혐의로 지난 9일 체포됐다.
이와 관련,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둔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 Aid)의 푸시추(傅希秋) 회장은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에서 “천광청은 뉴욕에서의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형과 형수, 공안 당국에 의해 구속 중인 조카 등 중국에 남아 있는 가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보복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 회장은 “중국 당국이 천커구이에 대해 변호사 접견을 불허하는 것은 천광청 탈출에 대한 보복 조치”라면서 “천커구이에게 공평한 법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천광청이 미국으로 떠났지만 중국에 있는 그의 친지들의 운명에 대한 의문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제2의 천광청’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을 우려했다.
py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