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스페인 은행 부실채권이 지난 18년새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 그리스와 함께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스페인에 또 다른 대형악재가 터진 셈이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은행의 부실채권이 전체 여신의 8.37%로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199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의 부실 채권율도 8.3%로 상향 조정됐다.
로이터통신은 무디스가 스페인 16개 은행의 신용 등급을 강등하고 나서 부실채권 악화가 발표된 것이라면서 이는 부동산 버블 후유증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분석가는 스페인 은행의 부실 채권율이 15% 수준까지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이 스페인 경제의 양대 악재로 은행 부실과 재정 파국에 빠진 일부 자치정부를 우려하면서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아일랜드처럼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페인이 부분 국유화한 은행 방키아에서 이미 10억 유로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갔다는 보도가 나왔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아직은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조짐이 본격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스페인 정부는 21일 자국 은행의 재무 건전성 점검(일명 스트레스 테스트)을 담당할 외국 전문기관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사모펀드 블랙록과 경영 컨설팅사 올리버 와이먼 등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랙록이 스페인 시장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한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9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 참석차 시카고에 도착해 “스페인 은행이 유럽의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유럽이 ‘방화벽’을 통해 스페인 은행의 자본 보강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라호이 총리가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20일 만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채권을 사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