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 영화감독이 배우들이 너무 많은 개런티를 요구해 영화를 제작하기 힘들다는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사안자체가 불거지자 다시 원점으로 개런티를 재협상하는 분위기로 수습이 되고 있다.

드라마, 영화, 예능, CF 등에 출연하고 받는 스타 출연료야말로 객관적이지 못한 ‘부르는 게 값’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른다. 같은 연예인이라도 예능에 출연했을 경우,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회당 출연료 40만원,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70만원 등 방송사로부터 받는 개개인 수익이 천차만별이다. 행사비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폐지됐던 개그프로그램에서 인지도 있었던 개그맨이 지방 행사 MC로 받는 출연료는 150만원 선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현재 공중파 3~4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그맨이 받는 행사 출연료는 500만원~8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대기업, 공공기관, 대학 행사 진행을 통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MC들이 돈을 벌수 있는 행사를 마다하고 공중파에 주력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유명세를 통해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 MC를 통해 회당 200~400만원의 적지 않은 수익을 낼 뿐만 아니라 공중파를 보고 간간히 들어오는 CF, 타 방송 MC 섭외 등은 훨씬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소 800만원에서 1,000만원의 회당 최고 출연료를 받고 있는 톱 개그맨 유재석은 굳이 행사를 하지 않고 방송 3사에 출연하는 MC로만 활동해도 돈과 인기를 거머쥐고 ‘롱런’ 할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그런가하면 최근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으로 맹활약하는 스타와는 달리, 조연급 탤런트나 개그우먼들이 수익적인 면에서 눈을 돌리고 있는 시장은 영화나 뮤지컬이 아닌 바로 홈쇼핑이다.

특히 헤어, 피부, 화장품 등을 주로 다루는 피부미용, 화장품 아이템들이 증가하면서 기업들도 ‘몸값’이 CF스타에 비해 비교적 낮은 연예인을 선호하고, 이들을 이용해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계약금과 출연료를 지급한다. 홈쇼핑 출연료 역시 네임밸류, 경력, 인지도를 통해 계약금과 기대이상의 매출증가가 되면 런닝 개런티를 받게 된다. 역시 명확하게 정해진 출연료 기준은 없다.

지난 2007년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 상한선을 회당 1,500만원으로 제한하자는 결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협회가 발표한 스타 출연료의 상한선에는 예외규정이 있었다. 한류스타에 관한 것이다. ‘특정지역’에 대중적 지지도를 감안해 특정지역에서 발생한 수익의 지분을 별도로 계약 지급한다고 예외 사항을 둔 것이다.

예전 논란이 됐던 드라마 ‘태왕사신기’ 회당 출연료가 총 제작비 430억원 중 12%를 차지한 50억원 정도였다는 것은 총 24부작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배용준은 회당 출연료 1억여원과 부가판권 등을 더해 회당 2억5천만원원의 출연료를 받은 셈이다.

이에 반해 SBS ‘대물’에 출연했던 고현정은 회당 5,500만원, ‘대장금’의 이영애는 고작 회당 600만원을 받았다. ‘눈의 여왕’에 출연했던 현빈 역시 2,500만원을 받아 스타출연료 객관화 기준이 시급하다는 것을 감지하게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영화가 붐을 일으키면서 드라마 스타들은 영화계로 자리를 옮겨가게 되고, 드라마 제작사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기획사가 원하는 만큼의 출연료를 약속하고 다시 브라운관으로 스타들을 모셔온다. 이는 자연스럽게 스타들의 몸값을 부추기는 관행을 일으켰고 출연료 수직상승 결과를 자아냈다.

또한 상황이 묘하게 한류붐의 영향으로 영화보다는 TV 드라마가 해외시장에 좋은 반응을 일으키자, 스타들은 영화보다는 다시 드라마로 속속 복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역시 스타들의 몸값만 계속 부추기는 결과자아낼 뿐, 아웃사이더에 있는 조연이나 단역은 누구든지 출연료 지급 객관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할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연료 지급기준의 정확한 롤모델은 없다. 수익 배분율과 배분 방식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 짓고 이를 모든 기획사들이 하나의 스탠다드를 마련해 시행하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연예인들에게 지급되는 수익금 역시 필터링을 통해 거품 없는 지급 방식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방송사로부터 지급이 늦어지고 소속된 기획사로부터 입금이 늦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에이전시법과 유사한 법을 벤치마킹해 기준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사진=이호규 한국예술종합전문학교 홍보팀장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한국전문기자협회 전문위원

이호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hoseo2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