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석유시추를 본격적으로 착수함에 따라 중국과 주변국들간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 섬) 영유권을 놓고 필리핀과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미국이 과연 어떤 입장과 대응을 보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中, 남중국해서 석유시추 착수=9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자체기술로 설계해 건조한 심해 석유시추선 ‘해양석유(海洋石油) 981호’를 남중국해에 투입, 정식으로 심해석유시축에 들어갔다.
신화통신은 “이번 시추는 중국의 심해시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라면서 “남중국해 자원의 70%가 수심 300m 이상의 심해에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금까지는 주로 연안 지역에 있는 수심 300m 이내의 대륙붕에서 해양유전을 개발해왔다.
시추해역은 홍콩에서 동남쪽으로 320km 떨어진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안에 있는 해역이나, 이번에 시추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동남아 각국과의 갈등이 한층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측 분석에 따르면 남중국해에는 석유가 230억∼300억t, 천연가스가 16조㎥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이 중국과 황옌다오 해상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남중국해의 엄청난 자원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황옌다오 해상에서 필리핀과 선박 대치를 한달째 벌이고 있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푸잉(傅瑩) 부부장은 지난 8일 알렉스 추아 주중 필리핀 대리대사를 불러 “중국은 필리핀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 ‘확전’ 의지를 비쳤다. 그는 “중국의 고유한 영토인 황옌다오와 관련해 필리핀 당국이 정세를 오판해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취싱(曲星) 중국국제문제연구소장은 9일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에서 “이같은 발언은 이미 중국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필리핀에서 군사행동을 취한다면 중국은 무조건 반격을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군사과학학회 부비서장인 뤄웬(羅援)소장도 “필리핀에서 중국의 자제와 양보를 만만하게 본다면 결국 전쟁을 유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8월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그호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분쟁 등에 무력시위용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미국의 입장과 대응에 관심=중국은 필리핀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강공’으로 나서는 것은 미국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수년전부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세력확장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왔다.
때문에 중국은 필리핀과 대치중인 황옌다오 갈등도 미국이 움직여야 풀릴 수 있다고 보고있다.
이에따라 미국을 방문중인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회담에서 황옌다오 문제 해결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황옌다오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중국은 모두 태평양지역의 대국이다”면서 “미국의 목표는 태평양지역의 나라들과 협력해 건설적인 관계를 건설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미국행을 승낙해준 만큼, 미국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어느정도 중국에 성의를 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미국측이 황옌다오 분쟁이 특정국가 간에 영유권 분쟁인 만큼 이 문제에 불개입한다는 입장만 보여도 중국에는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One China Policy)’를 거부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결의안을 지난 7일 외교위원회에 제출했다.마이클 맥콜(공화ㆍ텍사스) 하원의원은 “대만은 미국의 꾸준한 동맹이었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라면서 대만과의 외교정상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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