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경영난에 시달리는 은행들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금융권과 논의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스페인 정부와 금융권 관계자를 인용해 “스페인이 배드뱅크 설립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배드뱅크는 우파정권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부가 그리스나 아일랜드식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 가장 최근 제안된 방안이다. 앞서 스페인 중앙은행은 스페인 금융권의 악성 부채 규모가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 정부는 긴축재정을 추진하면서,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4%에 이르는 540억유로의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대형 은행인 산탄데르와 라 카익사 등 3대 은행은 부실 자산에 대해 70억유로의 충당금을 쌓기로 했지만, 나머지 은행들은 구체적인 방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배드뱅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로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이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IMF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방키아 등 두 대형 은행을 지목하면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FT에 따르면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부동산 버블 붕괴로 취약해진 금융권이 1000억유로가량의 자본을 재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페인 금융권에 외부로부터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다른 시장전문가들은 스페인이 배드뱅크 설립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도 받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아일랜드처럼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배드뱅크를 설립할 필요는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 와중에 라호이 총리는 이날 자신이 당수로 있는 국민당(PP)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경제개혁을 위해 고통이 불가피하다”면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스페인은 눈가림이 아닌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