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침묵·변명 일관 논란 커지자 거짓해명만 한푼 안들이고 120억 번셈 한진그룹 탈세 내사 종결 또다른 논란·후폭풍 예고
지난 3월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직후 ‘넥슨 비상장 주식 특혜매입’ 의혹에 휩싸인 진경준(49ㆍ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은 그동안 침묵과 변명으로 일관하며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그런데 양파껍질 처럼 까면 깔수록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주식 매입자금의 출처를 두고 진 검사장은 연달아 말을 바꾸면서 스스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애초 “개인 보유자금”이라고 해명한 진 검사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조사가 들어가자 “개인자금과 처가에서 빌린 돈을 합했다”고 번복한 바 있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 조사와 법무부 감찰 결과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다.
계속되는 거짓말에 보다못한 김수남 검찰총장은 결국 특임검사라는 칼을 빼들었다. 김 총장은 이달 6일 이금로(51) 인천지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하고 수사를 지시했다.
그간 법무연수원에 출근도 하지 않고 두문불출했던 진 검사장은 특임검사팀 출범 일주일 만인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불려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그의 석연치 않은 해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소환 전날인 13일 수사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주식 매입자금 4억여원은 빌린 것이 아니라 넥슨 측으로부터 그냥 받은 것이라며 또 한번 말을 바꿨다. 논란이 제기된 지 넉 달 만에 비로소 주식 특혜매입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결국 진 검사장의 안일한 태도는 대학 동창 두 명이 하루 차이로 검찰에 불려나오는 불명예스러운 상황을 낳았다.
전날 검찰에 소환된 김정주(48)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도 조사에서 “(서울대 86학번) 동창인 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원을 무상으로 넘겨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당시 평검사였던 진 검사장은 결국 본인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주식을 공짜로 얻어 120억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다만 그는 자수서에서 김 회장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를 무마해주는 등의 대가성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특임검사팀은 잇따른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진 검사장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사건은 진 검사장의 개인 비리를 넘어 대기업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 무마 논란으로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진 검사장이 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탈세 사건을 내사하다가 돌연 종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진 검사장의 처남 강모 씨가 운영하는 청소용역 업체 B사가 그동안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아 성장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진 검사장이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사태는 자칫 검찰 수사 전반에 대한 공정성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 진 검사장이 앞으로 어떤 해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진 검사장의 이같은 반복적인 거짓말이 도덕적 비난은 물론 죄질이 나쁘다는 점을 부각시켜 법적 처벌을 가중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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