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푸는 동네’ 창시자 박성호 CJ대한통운 대리

수학 고수 5만여명 회원 수식과 씨름 문제 풀어낼 때 희열 견줄 즐거움 없어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1 더하기 1은 왜 2일까요?”

박성호(34·사진) CJ대한통운 중앙국제지사 대리가 던지는 질문이다. 뜬금없다. 잠시 고민해 보지만 달리 답변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화두는 박 대리가 며칠간 동호회 회원들과 격론을 벌였던 주제다.

이런 질문을 던질 때 같이 머리를 싸매는 사람만 해도 벌써 5만여명에 이른다. 영화 속에서나 봄 직한 세계다. 이곳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수학과 학생들을 비롯해 5만여명의 ‘수학홀릭’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수학을 푸는 동네’다. 그리고 박 대리는 이 세상을 만든 창립자다.

1 더하기 1이 2라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페아노의 공리계, 수학적 귀납법 등 생소한 수학법칙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박 대리는 “이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 7대 수학 난제’ 등도 모두 다루곤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2001년 만들어진 이 기상천외한 동호회는 현재 주요 명문대의 수학과 학생들과 전국 수학 신동 등 5만여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에서 나누는 의견도 일반인들로는 이해하기 힘든 공식 등이 대부분이다. 오프라인 모임도 다르지 않다. 전국의 ‘수학 고수’가 대학교 세미나실에 모여 한 수학 문제를 두고 3일간 토론을 벌인 일도 있다.

박 대리는 “대학생수학경시대회 전국 1, 2등이나 루트, 인테그랄 문제를 암산으로 푸는 고수 등 몇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도 없는 대화들만 한다”고 설명했다. 칠판 내 수학 공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던 영화 ‘뷰티플 마인드’가 떠오른다. 재미있는 것은 박 대리가 대학 시절 수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수학에 빠진 건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리는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시험에서 수학 꼴찌를 했다”며 “큰 충격을 받아 교내 수학부를 찾았고 이후 3개월 만에 수학과목 1등을 차지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후 그의 유일하다시피 한 취미가 수학이 됐다. “알고 있는 모든 수학적 논리를 동원해 하나의 문제를 풀어낼 때 느끼는 희열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그가 꼽은 수학의 매력이다.

수학이 그의 인생에 알게 모르게 끼친 영향도 크다. 박 대리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합리적인 상상력’. 그는 “허황된 꿈을 꾸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해답을 추구하는 게 수학의 본질”이라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수학의 본질이야 말로 현대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수학이란 학문도 결국 철학과 연결된다. 수많은 숫자와 공식의 향연 뒤에는 우리의 인생이 투영돼 있다. 그도 이렇게 말한다.

“인생도 수학문제 같아요. 가끔 풀기 어려운 문제와 마주치지만, 끝까지 풀겠다는 열정만 있다면 언젠가는 풀리잖아요. 그런 게 인생과 닮았습니다. 제가 수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dlcw@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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