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 12일 새누리당 강원도당측은 “강원도 9곳 중 확실한 우세는 철원,화천,양구,인제 한 곳 뿐이며, 춘천-강릉의 우리 후보들은 좀 더 겸손하게 허리를 숙이지 않으면 위험하고, 홍천-횡성은 알 수가 없다. 나머지는 열세 또는 백중열세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분석가들도 2010년 6.2 지방선거, 2011년 도지사 재보선을 거치면서 형성된 강원도의 야성(野性)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강원도당 역시 “9석 중 6~7석까지 본다”고 했다. 하지만 4.11 총선결과 강원도 9석은 모두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왜 강원도민은 변심했을까.
주지하다시피 민주당이 영호남 의석차 -37석(영남67-호남30)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중부지방에서 그 정도의 차이로 승리해야한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민주당이 이번에 수도권에서 65대43 (통합진보 4석 별도)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3월초중순 판세분석처럼 충청권과 강원도에서 새누리당을 10석차로 이기면, 부산 경남에서의 서너석을 합쳐 원내 제1당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3자 대결이라 가변성이 컸던 충청권에 비해, 강원도 9석은 야권이 의회 권력 탈환의 중요한 전략지로 터를 다질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아울러 강원도의 야성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오래전부터 보수성향이 다소 강했던 중립지였기 때문에 여야의 노력여하에 따라 표심이 바뀔 가능성은 늘 존재했었다.
표심은 총선을 열흘 가량 앞둔 이달초 급격한 변동을 가져온다. 3월12~13일 강원도 현장취재를 다녀온 뒤, 수시로 현장소식을 접하면서 3월 하순 춘천와 강릉이 새누리당 우세지역으로 바뀐 사실은 확인했다.
다시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다시 판세를 재점검한 결과 강원도는 큰 변화가 일고 있었다. 민주당 우세지역이던 태백 영월 평창 정선 선거구와 속초 고성 양양이 새누리당 경합우세 지역으로, 원주갑이 경합지역으로 바뀌었고, 경합지역이던 홍천-횡성은 새누리당 경합우세 지역으로 돌변했던 것이다. ‘새누리 우세 4, 새누리 경합우세 3, 경합 1, 민주당우세 1’로 급격한 판도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집요한 구애였다. 박 위원장은 4월들어 세 번이나 강원도 방문했다. 2일에는 춘천 홍천 횡성 삼척 등을, 5일에는 원주를, 8일에는 춘천 등을 찾았다. 그는 강원도의 미래를 얘기했다. 아울러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자부심을 심었다. 박위원장이 온다는 소식에 문을 닫는 상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강원도민의 마음은 낮은 자세로 임한 박근혜의 진정성과 강원도민에 대한 열의 때문에 급격하게 바뀌었고, 박근혜의 콘텐츠는 무대접에 시름하던 도민의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월에도 춘천 축산농가를 방문해 농민들의 애환을 청취했고, 3월초에도 민생탐방지로 춘천과 강릉을 선택해 현장을 찾았다. 올들어 강원도를 무려 다섯차례나 방문한 것이다.
이에 비해 정치적 위상면에서 박 위원장을 능가한다고 보기 어려운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3월30일 강원 영서지방 일대를 단 한차례 순회했다. 열세지역이나 오지엔 아예 가지도 않은 것이다.
박근혜의 잦은 강원도 방문 빈도와 열의, 미래 비전, 도민 마음 달래기.
한명숙의 ‘숙제하듯 돌아본 반쪽 행로’와 과거 언급. ‘심판’이라는 네거티브 키워드.
두 지도자의 대비된 언행은 강원도민의 ‘2년차 야성’을 다시 여당 지지로 변심시키고 말았다. ‘캐스팅보트’ 강원도는 지난 두차례 도지사선거에서의 ‘속마음 노출하지 않기’ 전략을 익힌데 이어, 이젠 ‘대접대주지 않으면 처절한 응징으로 답한다’는 점을 시위하는 등 ‘정치적 민도’를 한층 업그레이드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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