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를 잊지 마세요’ (N`oubliez pas les tetons)
유두의 애무는 오럴섹스나 삽입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성행위일까? 게이이자 성의학자인 에릭 레메스(Erik Remes)는 그렇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체가운데 흔히 무시되는이 신체의 일부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자신의 저서인 ‘섹스 게이 가이드’를 통해 우리에게 한수 가르쳐준다.
남자에게는 왜 유두가 있을까? 진화론자 다윈에 따르면 옛날 옛적에 남자들 역시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우유를 아이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배에 달린 주머니 속에서 자식을 키우는 암수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들도 남녀 가릴 것 없이 동등하게 자신의 후손들을 돌봤다는 것이다. 적어도 다윈은 그렇게 주장한다.
하지만 아주 매력적인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생물학자는 별로 없는 듯하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수천 종에 이르는 포유류 개체들 중에서 젖이 나오는 유두를 가진 수컷은 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사고가 아니라면 젖이 나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임신한 후 몇 주가 지나면 인간의 태아는 남녀 양성을 보유하게 된다. 남자나 여자라는 성이 정해지기 이전에 태아는 유방조직을 발달시킨다. 다시 말해 생성 중인 모든 존재에 우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수컷 몸에서 필요가 없는 유두의 존재를 설명해준다.
유선(乳腺)의 이런 부산물이 인간의 생존을 방해하지 않는 점은 명백하다. 동물의 발톱으로부터 진화한 손톱처럼 말이다. 이 무익한 돌출물이 어디에 쓸모있는지 알아내는게 흥미로운 과제다. 남자의 유두를 가지고 ‘즐길’ 수는 없을까?
상식을 뛰어넘는 에릭 레메스는 이는 당연하다고 말한다. 최근 블랑슈 출판사를 통해다시 출간된 ‘섹스 게이 가이드’ 속에서 그는 보다 거칠고 직접적인 언어를 통해 온갖 종류의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에릭은 가슴 문제에 대해 특히 열을 올린다. “10대 성감대 중에서 유방은 단연 선두를 달립니다.
애무하고, 핥고, 주무르고,깨물며, 격렬하게 잡아당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남자들 역시 자신의 유두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고한다. 크기가 작을지라도 이 조직은 오럴섹스나 삽입과 같은 쾌감을 보장할 가능성이 크다. ‘불행하게도’ 이성애를 고집하는 남자들은 유두를 이용한 쾌락에 거의 익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지극히 이성애 중심적인 우리들의 성문화는 남자들 가슴을 이용한 성애(性愛)에 너무 무관심합니다. 잘못된 일이지요. 향후 남자 몸에 대한 복권은 유두를 통해서도 이루어지게 될 겁니다.”라고 에릭 레메스는 확신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이 유두의 자극에둔감하며, 또 그것들이 팽창한 젖꼭지보다 피부의 점에 더 닮아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유두의 감수성은 크기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에릭은 “가슴을 이용한 성애”를 적극 권장한다. “신경 말단을 적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들의 샘이 여성들 것보다 덜 예민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수성도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일부 남성들은 이런 종류의 자극을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며”, 게다가 “유두에 대한 최소한의 접촉에도 적대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라고 에릭 레메스는 측은해한다.“이런 경우에는 커다란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좋은 방법은 유두를 애무하면서 감수성을 서서히 훈련시키거나, 섹스 숍에서 판매하는특수 펌프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혹은 아스피베닌(Aspivenin)을 구입해도 된다. 이 제품은 독을 빨아들이는 기구인데, 약사에게 음흉한 시선(?)을 던지며 이걸 달라고 하면 된다. 흥분 때문에 팽팽해진 가슴은 자연스레 예민해진다.
하지만 주의할 것! 그일은 쉽지도, 즉각적이지도 않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오랫동안 유두를 삼키고 빨아들이며 주물러야 한다. 마치 어린 시절에 게걸스럽게 어머니 젖을 빨듯이.유두가 발기되면 가벼운 터치에서부터 가학적인 비틀기에 이르기까지 쾌락을 추구하는형태는 다양하다.
손가락, 입, 이빨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보다 복잡한 도구를 사용하고, 점점 더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이용할 수도 있다. 유두의 감수성을 훈련시킨자들은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보다 강렬한 다른 환각상태에몰입하기 위한 준비단계다. 즉 유두에 대한 애무는 극도로 중요한 전희(前戱)에 해당한다.
정보를 더 얻고자 한다면 섹스 숍을 방문해 ‘니플 윕스(nipple whips)’란 제품을구입하면 된다. 마치 지표처럼 작은 유두가 달린 채찍이다. 그것들 모습은 바비 인형을 위한 채찍과 흡사한데, 우스꽝스런 열쇠고리로 사용될 수 있다.
가슴 핀셋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일부 핀셋들은 남자용 액세서리처럼 팔리고 있다. 그것들은 우아한 모양의 체인인데, ‘가슴 목걸이’ 방식으로 유두를 연결시킨다. 그와 같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유두의 쓸모가 판명될 수 있다.
에릭 레메스가 저술한 ‘섹시 게이 가이드’는 비블리오테크 블랑슈(Bibliotheque Blanche) 출판사가 간행했다. 가격은 13유로이다.
▶이미지는 책 ‘섹시 게이 가이드’(위)와 저자 에릭 레메스) 글=아녜스 지아르(佛 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