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정권 홀대론 득세속 ‘野道 강원’고착화 뚜렷
與낙천자 잇단 무소속 도전 새누리 명예회복 불투명
춘삼월의 한복판임에도 치악산 잔설은 녹지 않았고, 낙산 앞바다의 파도는 거칠기만 했다. ‘암하노불(巖下老佛:바위 아래 늙은 부처)’로 불리다가 2010년부터 바위를 깨버린 강원도 민심은 여전히 집권세력의 무시와 부당한 대우에 대한 하소연을 토해내고 있었다. 여권은 ‘야도(野道) 강원’이 고착화하는 모습 앞에서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9개 선거구에서 현재 새누리당 우세 지역은 1곳, 민주당 우세는 4곳, 무소속 1곳, 경합 3곳이다.
여당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압승했다가 2010년 39대61로 역전패한 춘천에서는 새누리당이 엘리트 검사 김진태 후보를 내세우자, 민주당은 민변 소속 인권변호사인 안봉진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낙천자인 허천 의원과 여론조사 1위였던 민주당 낙천자 변지량 후보가 차례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구도는 4인 접전 양상이다.
이번에 선거구가 분할된 원주의 경우 지역개발론과 정권심판론이 혼재된 가운데, 갑ㆍ을구에 새나라당은 각각 김기선 전 강원부지사와 지경부 관리 출신인 이강후 전 석탄공사 사장 등 ‘행정의 달인’을 배치했고, 민주당은 도민 접촉이 잦은 김진희 도의원과 비정부기구(NGO) 활동과 공익성 주민대표소송을 벌여왔던 송기헌 변호사 등 ‘마당발’을 공천했다. 갑에서는 새누리 낙천자 김대천 후보가 신생 보수정당인 ‘국민생각’ 간판으로 출마할 계획이어서 여당엔 고난의 전장이 될 전망이다. 을에서도 유권자의 42%를 차지하는 신도시 지역 반곡관설ㆍ단구동에 2040세대 비중이 73%라는 점에서 송 후보에게 유리하다.
강릉 지역의 변수는 세대 간 대결과 후보 검증론이다. 2040과 5080 연령층이 절반씩 분점하고 있어 새누리당 권성동 후보는 2040 표심을, 민주당 송영철 후보는 어르신의 마음을 얼마나 잠식하느냐가 제1 관전포인트다.
후보 검증과 관련해 권 후보는 선관위로부터 석연찮은 종교단체 헌금 제공 혐의로 수사의뢰되고 회계책임자가 기부행위로 피고발당했으며, 종편 투자압력설까지 제기된 상황.
송 후보에 대해서는 “친서민을 표방하지만 변호사 수임료에 에누리가 없을 정도로 인정미가 부족하다”는 일부 서민층의 지적이 들먹여진다.
동해ㆍ삼척의 경우 “이제는 바꾸자”는 여론이 힘을 얻는 가운데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최연희 후보와 18일에야 공천자로 확정된 새누리당 신인 이이재 후보, 여당 낙천자 2명 등 보수파가 난립했다. 민주당으로부터 공천을 박탈당한 이화영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 후 당선 때는 민주당 복귀’를 내걸고 개혁진영 표 독식에 나선 상황.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는 새누리당 현역인 한기호 후보의 우세를 양당 모두 인정한다. 역대 전적 1승1무1패인 홍천ㆍ횡성의 새누리당 현직 황영철 후보와 민주당 전직 의원 조일현 후보 간 4차전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과 속초ㆍ고성ㆍ양양에서는 여당 낙천자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민주당이 호재를 만난 지역이다.
낙산의 성난 파도는 어떤 날 어머니의 손길같은 잔잔한 물결로 바뀔 수 있고, 치악의 춘삼월 잔설은 개나리 꽃봉오리가 맺힐 무렵 녹는다. 여당이 진정성을 갖고 강원도의 아픔을 달래줄 때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야당이 정권심판이라는 웅변에만 매달릴 경우 의외를 패배를 당할 수 있다. 강원도 민심은 구도나 전선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 더이상 바위가 아니라 생물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