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들은 환자들인가?(Les trans sont-ils des malades?)
일부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 섹슈얼 숫자는 인구의 0.01%에 해당한다. 남자 혹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육체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실수로 잘못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트랜스섹슈얼리티는 상상으로 앓는 질병일까, 아니면 생리학과 관련된 엄연한 현실일까? 현대과학은 아직까지 성기와 젠더 사이의 부조화와 관련된 메커니즘을 규명해내지 못하고 있다. 19세기 이래로 수많은 의사들은 지식과 관심의 부족으로 인해 트랜스섹슈얼리티를 정신이상의 한 형태로 분류하고 있다.
한마디로 무지몽매다. 의사들은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이유로 트랜스섹슈얼리티를 적당히 얼버무리며 지나치거나, 그것에 오명을 뒤집어 씌웠다.
프랑스의 트랜스섹슈얼들은 공식적인 인정을 받기 위해 정신병자들이기를 자처하면서 ‘이형증(異形症)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쁜 젠더’라는 책 속에서 악셀 레오타르(Axel Leotard)는 자신이 당한 어이없는 경험을 신랄한 필치로 기술한다.
의사와 약속 시간을 정하기 위해 병원으로 전화를 걸 때부터 그는 자신을 정신병자로 규정하는 딱딱한 제도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무수한 질문들이 악셀에게 쏟아지며, 그가 ‘초보적인 트랜스섹슈얼’환자인지 의사가 결정내릴 수 있도록 지원서를 작성해야만 한다는 요구가 뒤따른다.
악셀은 아주 일찍부터 스스로 남자라 느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까? 이런 확신은 무엇에 근거를 두고 있을까? 트랜스섹슈얼리티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인간 사회가 트랜스섹슈얼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히 ‘진보한’ 프랑스 사회는 일부 소년과 소녀가 태생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제3의 젠더’는 늘 존재해 왔다고 악셀은 말한다. 트랜스들은 멕시코의 자포텍인들에게는 ‘이라묵스’로, 수메르에서는 ‘우르살’이나 ‘쿠라’로,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세케트’로 불렸다. 전통적으로 ‘제3의 자연(트리티야-프라크르티)’의 존재를 받아들였던 인도에서는 일부 남자가 히즈라들과 마찬가지로 거세를 했다. 기독교 역사를 통틀어 신부, 수녀, 사제들 역시 제3의 젠더에 속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성서에 등장하는 환관에 비교된다. 히말라야의 소녀들은 결혼을 거부하고, 여성 이름을 고수하면서도 남자로 살아가는 사딘(Sadhin) 역할을 수용한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와리아, 오만에는 자니트, 카니트라는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폴리네시아에서는 제3의 젠더가 여러 ‘부족’으로 세분화돼 있다.
북미대륙에서는 ‘두 개의 영혼’ 혹은 ‘베르다쉬(berdache)’로 명명된 트랜스들의 존재가 인디언 부족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악셀은 “일부 부족은 구성원들에게 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고 말한다.
“청소년기에 남자가 되기를 소망하는 소년이나 소녀는 사냥꾼이 됩니다. 동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오직 훌륭한 사냥꾼이 되는 것으로 족했지요. 하지만 아이를 가질 수도, 이성간의 사랑을 거부할 수도 있었습니다. 여성으로 살아가기 원하는 소년은 다른 여성과 자유로이 커플을 이룰 수 있었고, 스스로 여성이라 느끼는 소년은 남자와 동거할 수도 있었습니다.
남자 두 명으로 이루어진 커플이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출산을 모방하는 것도 가능했지요. 상상계 속에서 자신과 배우자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트랜스소년은 임신한 척합니다. 알리하들은 다리에 난 털을 뽑으며 월경을 흉내내곤 했습니다. 부족들에 접근한 기독교인들이 1450년부터 1600년까지 작성한 텍스트들에 이 모든 사실이 세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의 모든 나라가 행정적인 측면에서 트랜스로 존재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정체성을 바꾸려면 성기를 의무적으로 개조해야 한다.
“정반대 육체를 만들어낸다는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에만 프랑스는 육체 개조를 받아들입니다. 여성이 남자 기관을 갖는 것은 프랑스라는 나라 눈에 상상할 수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잘라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성이 되려는 소년들은 특히 위험하고도 고통스러운 수술 끝에 음부를 새로 만들어 달아야 한다. 페니스의 용도를 상실하는 것이다. 반면 남성이 되고자 하는 소녀들은 자궁 절개수술을 받아야 한다. 악셀 역시 ‘절단’이라 불리는 수술을 감내해야 했다.
이상적으로는 팔로플라스티 수술을 받도록 하는 것이 마찬가지로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행에 대한 자신의 이중법적 견해를 피력하기에는 프랑스 의학이 지나치게 뒤처진다. 두 번의 수술에 실패하고 두명의 트랜스를 장애인용 의자에 앉게 만든 후, 외과 의사들은 현재 이런 수술 집도를 거부하고 있다. 그 사실을 기뻐해야 할까?
이웃나라들의 처방 방식은 상당히 획기적이다. 네덜란드에서, 그리고 독일과 스위스에서 성전환을 원하는 사춘기 직전 아이들을 담당하는 팀들이 운영되거나 예정돼 있다. 불과 몇 달 전 킴 페트라스(Kim Petras)는 16세에 세상에서 가장 어린 트랜스섹슈얼이 됐다.
“그녀는 12세 때부터 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정신과 의사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죠.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18세 이전에 그런 수술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소녀가 자신의 웹캠 앞에서 자신을 표현해내는 매혹적인 금발이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꿈이 이루어질 때’라는 노래를 흥얼거릴 줄 아는 소녀였다는 점이 그녀를 유투브, 마이스페이스의 스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트랜스 문제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더욱 개선시키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악셀 레오타르의 저서 ‘나쁜 젠더’는 위고 에 콩파니 사가 출간했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