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089480)이 최근 2년 사이 업황 악화와 무리한 해외공장 건설 등으로 급격히 무너졌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는 거의 없었다. 특히 2009년을 전후해 평산에 대해 최고의 풍력 수혜주라며 우호적인 리포트를 쏟아냈던 증권사들은 평산이 망가지는 과정을 그저 조용히 지켜만 봤다. 기업이 잘나갈 때는 “매수”를 외치며 투자자를 유혹했던 증권사들이 정작 기업이 망가질 때는 철저히 외면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손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헤럴드경제가 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평산에 대한 증권사들의 종목 보고서 발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 4월 이후 단 한 건의 리포트도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당시 1만6000원 선에서 그해 말 5000원 선으로 3분의 1 토막이 더 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0년 3월 마지막으로 낸 ‘평산, 2010년 다시부는 바람’이란 제목의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평산의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미래에셋은 당시 보고서에서 “2010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 위기로 위축됐던 풍력발전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으며, 평산의 실적을 압박했던 높은 원가 부담은 2분기에는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해외 투자법인들의 실적이 개선되며 경쟁사들 대비 가장 빠른 이익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평산이 적자를 이어갔고, 미래에셋증권은 침묵했다. 해당 리포트를 작성한 A연구원은 최근 리서치센터를 떠나 기업금융 담당으로 업무를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2009년 8월 평산 분석 보고서에서 ‘평산,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전환’이라고 써 냈던 한화증권도 이후 평산의 상황이 추가 악화되는 와중에도 아무런 추가 보고서를 내놓지 않았다.
다른 증권사들도 평산의 붕괴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소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2009년 말 평산에 대해 목표주가를 하향했지만, 여전히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2008년 이후 평산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던 NH투자증권은 2010년 2월 평산을 커버리지에서 제외시킴으로써 그나마 우회적으로 경고 신호를 보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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