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CJ 간 뿌리 깊은 감정의 골이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시발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이 주도한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이병철 당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잠시 삼성을 물려받았던 장남 이맹희 씨는 투서를 넣어 아버지를 물러나게 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아 결국 동생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의 경영권을 넘겨주게 된다.
1994년 제일제당 경영권을 놓고 벌인 삼성과 CJ의 해묵은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삼성 비서실 차장이었던 이학수 씨를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보내면서 사건이 터졌다. 이학수 씨는 제일제당 입성 후 이맹희 씨의 아들인 이재현 현 CJ 회장을 이사회에서 배제시키려 했지만, 제일제당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1995년에는 삼성에서 한남동 이건희 회장 자택 바로 옆에 있던 이재현 회장 집 정문이 보이도록 CCTV를 설치한 것이 드러나는 등 양측의 대립이 극에 달했다.
1997년 CJ가 삼성에서 완전히 계열분리되면서 불화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삼성과 CJ가 부딪히며 갈등이 다시 표면화했다. CJ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삼성 계열사인 삼성증권과 자문계약을 맺은 터에 삼성의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SDS가 포스코와 손잡고 입찰에 참여하면서 충돌했다.
당시 CJ는 “삼성이 CJ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통운 인수전은 일단 CJ가 승리하면서 끝이 났지만, 그동안 잠복된 삼성과 CJ 간 뿌리 깊은 앙금이 재현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삼성과 CJ의 앙금은 상속재산 분쟁으로까지 확산돼 이맹희 씨가 “차명주식으로 되어 있던 상속분을 돌려달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재산반환소송을 제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CJ그룹은 “삼성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며 삼성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양측의 감정싸움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영훈 기자> / 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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