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구제금융’ 1300억유로 지원 승인 초읽기
구제금액 60억유로 더필요 ECB 등에 지원요청 불가피
예산안 사전 제출평가 등 재정감독 강화 법안도 합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정례회의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재정감독 강화 법안도 함께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과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2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소할 대책들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사안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제공 여부와 회원국들의 재정에 대한 감독 강화 법안이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은 이날 재정통제 법안을 심의한 후, 21일 EU 경제·재무장관회의(에코핀)에 보고한다. 또 이달 들어 두 차례 유보됐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도,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의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인 만큼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EU, 회원국 예산안 평가 권한 가지나?=유로그룹은 이날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EU 집행위의 재정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두 개를 심의한다.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에코핀은 경제운용체제 강화 방안을 심의해 확정하게 된다.
EU조약에 따르면, 유로존 17개국에만 적용되는 법안의 경우에도‘임의기구’인 유로그룹이 아니라 ‘법적 기구’인 EU 27개국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돼야 한다.
21일 에코핀 회의에서 법안들이 확정돼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EU집행위는 회원국 재정정책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우선 집행위는 회원국 재정정책의 ‘내용’과 ’방향’을 살펴보고 개별 은행들의 재정건전성 같은 민감한 자료들을 볼 권한을 갖게 된다.
회원국들은 다음 해 예산안을 자국 의회에 상정, 확정하기 전에 집행위에 사전 제출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집행위는 매년 10월 15일 전까지 받은 회원국들의 다음 해 예산안을 검토해서 유로존 기준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국에 예산안 수정을 요구할 권한을 갖게 된다.
회원국들은 예산안의 근거로 사용되는 재정과 경제관련 통계를 정부에서 독립된 기관들의 자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정치적 입김이 미칠 수 있는 정부 산하기관의 통계와 전망을 활용, 자의적 재정계획을 수립할 소지를 막기 위한 것이다.
특히 구제금융을 받은 회원국들은 최소한 4분의 3을 상환하기 전까지는 재정에 관한 재량권을 사실상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초고강도의 감독을 받게 된다.
▶유로존, 그리스 지원 위해 각국 중앙銀 지원요청=이날 유로그룹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들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 참여할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유로존 각국 정부들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ECB 등 각국 중앙은행들에 지원을 요청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규모는 지난해 10월 EU 정상들이 합의한 1300억유로보다 60억유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ECB와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그리스국채에서 손실을 감내하는 방식으로 일정 부분 분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FT는 그리스 국채를 이미 새 국채로 교환한 ECB는 앞으로 그리스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투자 수익을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민간채권단처럼 국채 손실을 감내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구제금융 지원 결정을 하루 앞둔 19일 그리스에서는 수천명이 새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스페인 전역에서도 수십만명이 거리로 나와 노동시장 개편을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