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M&A 경쟁시작…투자방정식은

인수가격이 최대 변수 롯데쇼핑 고가 베팅땐 양사 주가에 모두 부정적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땐 하이마트 주가 하향 불가피 국내 최대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 인수전이 ‘머니게임(money game)’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인수후보군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62.5%의 지분을 공동으로 매각하는 특성상 한 푼이라도 더 주는 쪽이 승자가 되는 구조인 데다가, 인수에 참여한 곳이 모두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어서 ‘베팅’ 금액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롯데쇼핑, 신세계, 홈플러스 그리고 외국계 투자사모펀드(PEF) 등이다. 당초 인수 검토 의사를 밝혔던 GS 리테일은 이번 인수에서 빠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롯데다. 업계에선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할 경우 디지털 파크 등 가전양판점을 카테고리 킬러로 키우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 극대화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인수로 현재 하이마트 지분 매각으로 일시정지된 점포망 확대와 해외 사업 진출이 발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다. 여기에 롯데의 멤버십 카드인 ‘롯데 패밀리 카드’로 인한 모객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우량한 재무제표와 유통ㆍ식음료 사업을 통한 풍부한 현금 동원 능력으로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이끌어왔다는 점도 롯데의 신뢰를 높인다. 길게 보면 롯데와 하이마트 양쪽의 주가에 모두 득(得)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시너지 효과보다는 당장의 가격부담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매각지분의 현재 시장가치는 1조25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장부상 영업권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 25% 합한 금액만도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박종렬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하이마트의 자산 총계가 2조6000억원인데 이 중 1조7000억원이 무형자산 영업권이다. 만약 이를 인정해 높은 가격을 적어낸다면 분명 부담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는 M&A 시장에서 스스로 산정한 인수가치를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OB맥주 인수전에서도 매각자 기대에 어긋나는 가격을 써내 탈락한 후 독자적으로 충주에 맥주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와 홈플러스 등은 롯데만큼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이번 인수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일 PEF도 매도 측 기대에 못미치는 가격을 써낸다면 자칫 이번 매각이 무산될 여지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 M&A 기대로 상승세인 유진기업에 대한 주가전망도 낙관이 어렵다. 높은 가격에 팔린다면 현금 유입 효과가 커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기대가격에 못미치는 인수가가 제시될 경우 실망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 주가 역시 마찬가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마트 주가가 오름세를 탔는데 외국계 PEF에 흘러갈 경우 대주주 리스크 해소가 아니라 그대로 안고 가는 것과 다름없다. 목표주가를 하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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