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못보면 중간 유입 어려워” 주인공 오디션때 네티즌 참여시키고 방송 한달전이 ‘홍보 전쟁’ 정점 SNS에 스틸사진등 올려 분위기 조성 적절히 궁금증 유발 ‘티저기법’도 활용
요즘 드라마 시장은 사전 홍보 전쟁에 더 분주해졌다. “매체가 많아지고 광고소비층인 2049 세대의 시청률과 화제성 지수가 중요해지자 홍보가 더 강화되고 있는”(홍보사 더틱톡 권영주 대표) 추세다.
방송가에서 사전홍보는 ‘잠재적 시청층’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권영주 더틱톡 대표는 “드라마의 경우 첫 방송 이후엔 방송의 힘으로 온전히 끌고가게 된다. 홍보가 시청률 상승에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뒤늦게 시청자를 유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스토리를 전개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경우 “4회 안에 승부를 보지 못 하면 끝장”이라고 업계에선 이야기한다. “초반부터 시청하지 않으면 중간으로 유입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최근의 시청자들은 시작부터 보지 않으면 완결한 뒤 몰아서 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CJ E&M 방송홍보팀 조홍래 대리)이다. 이같은 이유로 ‘방송 전 홍보’에 주력하게 됐다.
최근 업계에서 사전제작 드라마가 늘어나며 홍보의 ‘시점’도 들쑥날쑥해졌다. 이젠 방송 몇 주전 홍보에 돌입한다는 평균치를 내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그렇다 해도 ‘전통’은 있다.
보통 드라마는 주요 배우들의 캐스팅이 완료되면 홍보 체제에 돌입한다. 캐스팅이 확정돼 수면 위로 올라오는 시기가 바로 6~10주 전이다. 노윤애 와이트리컴퍼니 대표는 “제작진의 입장에선 최대한 아껴 추후에 공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캐스팅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시점이 홍보가 같이 움직이는 때”라고 말했다. “드라마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된 정보가 나갈 수 있고,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에 수포가 들어갈 우려가 있어” 캐스팅 확정과 동시에 서서히 홍보의 서막이 오른다.
사실 드라마의 사전 홍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캐스팅’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스타들의 이름값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배우 송중기 송혜교가 출연했던 ‘태양의 후예’(KBS2)는 물론 김우빈 수지가 캐스팅된 ‘함부로 애틋하게’(KBS2)는 주연배우의 스타성에 기대 심리가 높아졌다. 심지어 이들의 출연은 드라마의 수출길도 활짝 열 정도다.
노윤애 대표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드라마를 선택하는 요소에서 배우가 우선순위인 경우가 많다. 배우 자체가 곧 홍보이기 때문에 결국 어떤 배우가 캐스팅 됐느냐는 작품 홍보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캐스팅을 통해 드라마의 이름을 알리면 방송 한 달 전 본격적인 홍보 전쟁이 시작된다. 캐스팅과 영상 작업으로 붐업을 시킨 이후 방송 한 달 전 ‘홍보전쟁’은 피크에 달한다. 권영주 더틱톡 대표는 “드라마 홍보가 가장 활발해지는 때를 방송 한달 전으로 보는 것은 너무 일찍 들어가면 전 작품의 방송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송 D-30에 돌입하면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기대심리를 갖게 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과거엔 스틸 사진 홍보가 전부였다면 모바일 시대에 돌입한 현재는 “영상을 통해 SNS를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해졌다. 노윤애 대표는 “영상, 홍보자료 등을 통해 드라마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이고,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흥미를 유발하게 한다”고 말했다.
메이킹 영상과 스틸 사진을 SNS에 업로드하고, 옥외광고는 물론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과정까지 모두 사전홍보에 해당한다. 전도연 주연의 ’굿와이프‘를 홍보하고 있는 조홍래 CJ E&M 대리는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세운 뒤 어떤 포인트로 알렸으면 좋겠다는 회의를 거듭한다”라며“드라마를 봐야하는 이유를 조성해야하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어필할 만한 부분을 스토리로 엮는다”고 말했다.
다만 무조건 알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홍보’가 치밀한 전략이 되는 이유다. 다양한 홍보를 통해 “호감도를 높이고 궁금증을 유발해 시청자와 작품 사이의 접점을 좁히는 것이 홍보의 역할”이지만 “그렇다고 100% 모조리 알려서도 안 되고, 궁금증을 유발해 기다리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노윤애 대표는 “방송 콘텐츠 홍보의 경우 가요기획사의 홍보처럼 무조건 노출을 많이해 인지도를 높인 뒤 노래를 듣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포장해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어느 정도 공개하고, 어느 정도 감출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단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가지고 기다리게 하는 전략을 가져가는 동안 ‘잠재적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것만큼 최고의 홍보도 없다.
배우 주원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SBS ‘엽기적인 그녀’는 최근 네이버 V앱을 통해 여주인공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다. 네티즌을 오디션 과정에 참여한 방식의 공개 오디션이다. 제작사 측은 대국민 투표결과와 심사위원 점수, 남자주인공 견우 역할의 주원의 점수를 합산, 김주현을 여주인공으로 낙점했다. ‘공전의 히트작’을 드라마로 만들며 제2의 전지현을 찾겠다는 취지였으나, 드라마는 배우 주원의 캐스팅과 여주인공을 선발 과정에 네티즌을 참여시킨 덕분에 사전 인지도가 높아졌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리메이크되는 미국의 인기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는 제작 과정부터 시청자를 참여시킨다. 구체적인 제작과정은 초기 논의 단계인데다 방송 역시 내년은 돼야 가능한 상태이나 제작사에선 꽤 빨리 사전홍보에 뛰어들었다.
양지혜 NEW 홍보팀장은 “‘태양의 후예’와 ‘아이리스’를 만든 두 제작사(뉴, 태원엔터테인먼트)가 만난 데다, 리메이크 자체가 세계 최초라는 점을 알리며 기대심리를 끌어내기 위해 공개를 빨리 했다”라며 “시청자 선호도 조사와 공모전을 통해 시청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에피소드와 아이디어를 선택해 시즌1을 제작할 예정이다. 사전 인지도를 높여 잠재적 시청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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