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신촌 세브란드 빈소에는 유력 인사들부터 시골의 촌부에 이르기 까지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5일 오전 빈소에 들어오자마자 유족들의 손을 마주 잡았다. “훌륭한 분을 잃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유족들 하나하나에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상주인 아들 석빈 씨에게는 먼저 악수를 청하며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가슴깊이 위로했다.
SK차이나 박영호 부회장, SK주식회사 김영태 사장 등 15명의 임원진과 함께 빈소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박 회장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최 회장은 방명록에 ‘부디 편히 가시길. 추모하는 마음으로’라고 쓴 후 애통한 표정을 지었다.
최 회장은 이날 빈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회장은)아버님 10주기에 와 추모사를 해주실 정도로 친했고, 제게 커다란 어른 같은 분”이라면서 “이런 분을 잃게 돼 매우 애통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최 회장은 또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고인의 생각”이라며 “후배로서 그 뜻을 따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별세 사흘 째인 15일에도 오전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박 회장을 추모하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가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박 회장의 죽음에 모두 애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2시께 도착한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은 “고인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크게 공헌하신 분”이라며 “한국 경제발전의 초석이 된 철강산업을 일으킨 분이 바로 박 회장이셨다”고 안타까워했다. 곧이어 도착한 정운찬 위원장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산업을 크게 일으킨 분으로, 포스코라는 최고의 기업을 만드셨는데 이렇게 떠나시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툭히 “과거 청암재단 이사로 있었고 박 명예회장의 사위인 윤형각씨와 선후배 사이로 예전에 가르치기도 했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또 “고인은 워낙 꿋꿋하신 성격이고 도산사거리에 인사드리러 갈 때마다 ‘총리로서,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잘 해라’라는 말씀을 해주시기도 하셨다”고 회고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찾아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은) 국가에 공적이 매우 큰 분이라 국민들이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장으로 결정한 것이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이날 빈소에 들러 “스티브 잡스가 IT(정보기술) 업계에 미친 영향보다 박 회장이 우리 산업에 남긴 교훈이나 공적이 몇 배 더 크다”며 “포스코와 같이 훌륭한 기업이 있을 수 있는 데에는 박 회장의 열정과 피, 땀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은 건강 상의 이유로 빈소에 오지 않았다.
정ㆍ재계 인사들뿐 아니라 고 박 회장과 독특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전용구장을 2개나 지을 정도로 축구 사랑이 각별했던 박 회장답게 빈소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허정무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 축구계 거물 인사들이 다녀갔다.
빈소를 찾은 홍 감독은 “대학 졸업 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할 때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분이 박 회장이시다. 축구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좋아하셨던 분”이라며 고인을 회고했다.
박 회장이 생전에 좋아했던 가수 하춘화 씨도 이날 고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하 씨는 “포항제철(현 포스코)에서 문화행사를 하면 자주 불러주셨다”며 “특히 내 노래 중에 마도로스 노래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여름 포스코 원로 초청 행사 때 만났을 때도 정정하셨고, 다시 만나자고 약속까지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