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된 한나라호(號)의 키가 결국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넘어왔다.
박 전 대표로서는 예정에 없던 시나리오지만, 지도부 붕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더는 전면 등판을 미룰만한 명분이 없다는 게 당 내 기류다. 박 전 대표가 당 지도부를 장기 공백 상태로 방치할 경우 당 분열에 대한 책임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등 떠밀려 등판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비의 정점은 오는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정치 생명을 건 승부수’를 준비하기 위해 외부 일정도 취소한 채 장고에 들어갔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등판 시기에 관한 논의는 이미 큰 의미가 없어졌다” 면서 “지금의 상태가 계속되면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현실화 될 수도 있어 박 전 대표가 최소한 다음 주에는 고민의 결과를 내놓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다음 주 께 당의 전면에 나설 경우 당 지도부와 소장파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당내 분열음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조기 등판한다고 해서 당의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박 전 대표가 전권을 행사하고서도 민심을 돌릴만한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박근혜 대세론은 또 한번 흔들리게 되고 총선 위기감은 더욱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당 쇄신의 핵심인 외부 인재 영입과 중도보수 통합, 공천 개혁 등 어느 것 하나 손 쉬운 과제가 없다.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고는 하나 친이계를 중심으로 박 전 대표의 역할 범위를 놓고 견제구를 던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실제로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교감이 있는 수도권 친이계의 ‘재창당 모임’은 “계파와 상관없이 당내 인사와 당 바깥 범애국 인사를 모두 포함한 재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며 박근혜 독주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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