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권행사는 안돼”
계파간 갈등 증폭 전망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기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범여권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김문수 경기도지사-이재오 의원의 ‘반(反)박근혜’ 연대도 견제 태세에 돌입했다. 이들은 박 전 대표가 등장하되, 쇄신에 전권을 휘두르는 상황은 반대하고 있어 계파 간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친박계와 민본21, 그리고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반박연대 간에는 ‘박근혜 역할론’을 두고 미묘한 온도차가 존재한다. 친박계와 민본21은 박 전 대표의 등판을 요구하며, 당 쇄신에 박 전 대표가 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본21’ 간사 김성태 의원은 9일 라디오에서 “박 전 대표의 조기 등판을 애타게 기다린다. 박 전 대표가 손발 걷어붙이고, 망가지고 부서져 가면서 당 쇄신 전면에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 전 대표, 김 지사, 이 의원 등 3인의 직계 의원 10명은 ‘한나라당 재창당 모임’을 결성, “계파와 상관없이 당내외 인사를 포괄한 재창당추진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친박계, 민본21 등이 주장하는 당 쇄신 방향과 일치하지만, 박 전 대표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은 반대하는 것. 이 모임 소속인 나성린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외부 인사가 공동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며 나머지 대선 주자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지사의 최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기구가 만들어지면 김 지사도 참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당 내 권력이 박 전 대표 쪽으로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견제구다.
김 지사는 8일 “국민이 젊고 스마트한 정치세력의 등장을 갈망하고 있다. 국민의 희망에 맞는 대대적 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당을 부수려면 부수고 기득권을 확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평소 자신이 반복해온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말로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정 전 대표도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측근은 “홍 대표의 사퇴는 지지하되, 박 전 대표의 조기 등판은 적극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당 쇄신을 계기로 대권 잠룡들의 조기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관측도 팽배하다.
한 중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쇄신에 총대를 메고, 전면에 나설 경우 이들은 본격적으로 ‘박근혜 흔들기’에 나설 것이고, 친박세력과의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며 박 전 대표 등판 이후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