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민의 1%에 해당하는 연소득 2억원 이상 소득자(4만5000명가량)를 대상으로 소득세를 40%로 올리는 방안 등 부자 증세 방안을 종합 검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당론을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는 “세제 논란이 너무 정치적 국면으로 흐르면 누더기 세제가 돼버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론화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최근 1억5000만원에서부터 5억원 초과까지 다양한 과표구간을 놓고 고심했으나 1억5000만원은 납세 대상자가 8만명에 이르러 조세 저항이 우려되고, 5억원 이상은 1만명에 불과해 법 취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2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과표구간을 높게 잡으면 조세 저항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5억원은 너무 높은 숫자”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조세 저항을 우려해 5억원 이상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본21의 권영진 의원도 “대상자 1만명은 흉내만 내는 것으로, 가진 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최소한 (국민의) 1% 정도는 대상자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통합 논의에 주력했던 민주당도 이날 부자 증세의 범위를 소득세에 이어 법인세로 확대하자는 주장을 펴며 부자 증세 논의에 불을 지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1억 5000만원 초과구간에서 40%로 올리자는 것인데, 2조원 정도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이 같은 부자 증세 논의는 소득 양극화로 인해 전 세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1% 대 99%’ 프레임을 선점, 내년 총ㆍ대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여야에 큰 이견이 없는 한 조만간 입법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최경환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능력이 있는 부자에게 세금을 좀 더 거둬야 한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그러나 있는 세금도 제대로 못 거두면서 세율을 올린다고 세금이 더 느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자본소득이 문제인데 근로소득만 타깃이 돼버리는 문제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