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예산안 합의처리 공감대 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 처리로 예산국회 일정이 사흘째 급랭한 상황이지만 냉각기를 가진 후 내년도 예산안만큼은 합의처리해야 한다는 데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예산안마저 단독처리할 경우 여론의 비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역시 장외투쟁 등으로 정당한 야당의 몫마저도 챙기지 못하면 여당 못지않은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여야 모두 이번주 내 계수조정소위원회가 정상화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주는 냉각기를 가진 후 다음주부터는 민주당의 참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회 회기 내 처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번 예산안 처리를 법정기일인 다음달 2일 전 마무리하겠다는 당초의 목표는 불가능해졌지만 18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9일) 전에는 처리해야 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내년 총선 준비 등을 고려할 때 12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역시 다음주 예결위가 정상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정 의원은 “간사협의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여당 간사와 전화통화는 물론 정갑윤 예결위원장과도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예산안 논의 재개 시점을 확정하진 못했지만 여야 합의처리를 해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무상시리즈 공약을 발표했던 민주당은 민생복지예산 10조원의 추가 편성이 발등의 불이다. 4대강 후속 예산 등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해 복지 관련 분야에 편성하기 위해서는 계수조정소위에 복귀해야 한다.
당내에서도 예산안만큼은 민주당의 의지가 반영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장선 민주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국가 경제가 어렵고 서민ㆍ중소기업 등 어려운 계층이 많아 이런 부분을 여당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예산안 처리에 참여해) 야당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해 다음주 민주당 예결위원의 국회 복귀 필요성을 시사했다.
여당 역시 단독 강행처리에 대한 부담이 만만찮다. 예산안만큼은 합의처리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야당이 (예결위) 안 나온다고 버릴 수는 없다”며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역대 국회 예산안 처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대체로 대통령선거 직전 해의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을 지켰다. 법정시한을 지킨 6번 중 1992년과 1997년, 2002년의 경우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해였다. 이에 따라 총ㆍ대선을 앞둔 올해는 예산안의 회기 내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정민 기자 @wbohe> bohe@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