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일단 연기…FTA비준 충돌 위기는 넘겼지만
野 “이제 공은 한나라에”
與 “민주 당론채택 먼저”
몸싸움 양측 모두 거부감속
찬반 강경파 목소리 부담
24일 본회의 예정됐지만
합의 처리는 여전히 난망
10일 국회 본회의가 여야 합의로 취소되면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충돌 위기도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전날 밤까지 여야 원내대표는 몸싸움만은 안된다는 공감대 속에 협상을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여야는 이에 따라 최소 2주간의 시간을 벌었다. 정기국회에서 남은 본회의는 24일과 다음달 2일이다.
▶본회의 연기만 합의=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전날 밤 늦게까지 한ㆍ미 FTA의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조항을 두고 협상을 펼쳤다.
김 원내대표는 당내 ISD 절충안에 동의하는 다수 의원의 의견을 황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며 한나라당이 성의를 보일 것을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공은 정부와 여당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회의 연기에만 합의한 채 절충안 수용 여부를 결론내지 못했다. 황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절충안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가능하다며 손학규 대표의 동의까지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가합의 내용이 번복된 전례를 생각할 때 보다 확실한 민주당의 약속이 필요했다는 후문이다.
▶당내 강경파 진압이 관건=핵심인 ISD 절충안 수용 여부에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여야 모두 온건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더 이상 난투극 연출은 안된다는 데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45명의 의원에게서 절충안 동의 목소리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소신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 내 ‘신사’로 정평이 난 황 원내대표 역시 몸싸움 법안 처리에 질색하며 의원직까지 걸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양당의 강경파 목소리는 여전히 부담이다. 황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정부의 압박 못지않게 당내 한ㆍ미 FTA 찬성론자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강경파는 “언제까지 야당에 질질 끌려다닐 거냐”며 강행처리를 주문하고 있고, 주무부처인 외교부도 ISD 재협상 가능성은 없다며 타협의 여지를 막아버렸다.
▶합의처리는 여전히 난항=손 대표는 당내 협상파의 절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김 원내대표 등 협상파에 대해 “집단행동에 대해 유감”이라며 책임론까지 언급했다. 특히 한ㆍ미 FTA 반대가 야권 통합의 상징처럼 돼 있어 입지는 더욱 좁다.
김 원내대표 측은 “몸싸움해서 여당이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당내 설득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처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본회의까지 지루한 협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에서는 이때까지 야당과 합의가 안될 경우 강행처리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