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무의식에 영향을 받아 직관적으로 행동한다.”

6일 ‘제1회 iDEA 헤럴드디자인포럼 2011’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우리들의 일상이 대부분 무의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소비자들 역시 이성적이기 보다 비이성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경향을 구매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이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디자인에 기업의 가치 같은 간접적인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고도 했다. 궁극적으로 라벨(Label)이 없어도 소비자가 어떤 회사의 제품인지 알 정도로 제품 디자인을 해야한다는게 린드스트롬의 주장이다.

▶“소비자는 비이성적이다”=이날 연단에 선 린드스트롬은 다짜고짜 “자신이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청중을 향해 물었다. 수백 명의 청중 가운데 4명이 손을 들자 그는 과감히 “4명을 뺀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일상은 무의식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어 손을 든 4명 외에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린드스트롬은 일례로 잡지를 고를 때 소비자들의 비이성적인 면이 극명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보통 사람들은 제일 위에 있는 잡지가 더러울 것으로 생각해 두번째 잡지를 고른다. 하지만 그가 3년간 20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비자 행동패턴을 연구한 결과 91%의 소비자가 두번째 잡지를 골랐다. 즉 깨끗하다고 생각했던 잡지가 결국 가장 더러운 잡지인 셈이다.

그는 “소비자들의 잡지 선택 패턴만 봐도 소비자들은 실제로 이성 보다는 직관적인 판단에 따라 제품을 선택한다”며 “기업들이 이런 부분을 간과하다보니 실패하는 신제품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소비자 구매의 90%는 무의식적 작용의 영향을 받으며, 구매결정의 60%는 4초 만에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구매행위가 남한테 잘 보이는 슈퍼마켓에서 고가 제품 매출이 증가하며, 쇼핑카트의 크기가 2배 클 경우 소비자는 30% 더 구매했다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제품 디자인에는 메시지가 들어가야=린드스트롬은 비이성적이고 직관적인 소비자들을 ‘소비’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가게 하려면 디자인에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조사와 품질이 같은 마요네즈는 볼록한 병과 오목한 병에 담으면 소비자들이 오목한 병의 마요네즈를 선택한다고 소개했다. 오목한 병의 마요네즈를 먹으면 날씬해 질 것 같다는 잠재의식 때문이다. 그는 “마요네즈 병에 칼로리가 적고 다이어트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간접적인 메시지 뿐 아니라 기업의 메시지나 스토리도 디자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품 라벨이나 로고 없이도 제품을 인식할 수 있도록 색감이나 소리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매년 수천개 전자제품 나오지만 제품 디자인에 어떤 메시지도 담지 않는다”며 “멋진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제품에 어떤 메시지를 넣느냐도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제품 로고를 알려주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인지 알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누구? 마틴 린드스트롬은 지난 2009년 ‘타임(TIME)’지(紙)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선정된 브랜드 미래학자다. 12세에 광고대행사를 설립했으며, 브리티시 텔레콤과 룩스마트에서 글로벌 최고 운영 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COO)를 지냈다. 현재는 월스트리트 저널, 뉴스위크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바이올로지(Buyology)’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