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뇌부는 이번 국감을 10월 재보선 승리와 나아가 내년 4월 총선 성공의 열쇠로 삼겠다는 의지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보다 많은 ‘걸림돌’을 넘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감을 하면서도 10월 재보선 한가지만 잘 챙기면 되지만, 민주당은 국정감사 와중에 진행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및 선거운동 뿐 만 아니라 11월말 또는 12월초에 예정된 당권경쟁도 치러야 한다. 특히 3년 연속 여당에 의해 기습처리된 내년 예산안의 정밀 심의, 여당이 밀어부칠 쟁점법안 제동 걸기 등 연말 방어선 구축을 위해 동력을 모아야하는 부담까지 져야 하는 상황이다.
노영민 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는 30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된 ‘2011년 민주당 정기국회 의원 워크숍’에 참석, 정기국회 운영전략을 설명하면서 이같은 어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노 의원은 “정기국회 회기 중 전당대회 국면에 진입할 예정이고 당권 경쟁 본격화로 정기국회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합리적인 의사 일정 운영으로 18대 국회 유종의 미를 도모하면서 통합과 혁신을 통한 성공적인 전당대회로 수권 정당의 면모를 과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서너 가지 변수들을 하나씩 하나씩 순차적으로 돌파해 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몇 개의 요소가 상호 연관성을 가지면서 당내 갈등과 대립의 골을 깊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트럭’이라는 냉소적인 말이 당내에 떠돌 정도로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는 서울시장 후보의 난립은 묘하게 당권경쟁이라는 요소와 연결돼 있다. 저마다 자기 정파의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고 이는 이어질 전당대회 분위기에 그대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감때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나서 “나를 따르라”고 외쳐 볼테지만, 당권과 ‘예비 대통령’이라는 서울시장 자리를 차지 하는 일을 도모하는 와중에 당 지도부의 일정과 지침을 따르는 것이 손해라고 여기는 정파가 분명히 존재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출마 선언과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천정배 의원에게 손학규 대표가 의원직 사퇴 자제를 요청했지만, 천의원은 “사퇴를 만천하에 공표했는데 번복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모욕감을 강요하는 것이다. 제왕적 총재도 이렇게 못한다”고 반발했다. 손 대표의 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는 의원이 있다면 절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도의 완곡한 당부 정도였음에도 반발의 수위를 예상보다 셌다는 평가다.
손 대표의 당내 경쟁자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도 “후보가 거론되고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다행이고 행복으로 봐야 한다. 단속하고 제어하면 실패를 자초할 것”이라고 천 의원을 거들며 손대표를 겨냥했다.
국감을 시작하려면 20일이나 남았고, 서울시장 재보선이라는 멍석은 깔리려면 아직 멀었는데도 오고가는 말에는 날이 바짝 서 있다. “전초전인 국감 성공을 향해 나를 따르라”는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할 분위기가 된다면, 제1베이스캠프(서울시장), 제2베이스캠프(당 정비)를 성공적으로 꾸리기 전에, 교두보 설치공사부터 부실해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 연말 예산 주도권까지 빼앗기면, 보편적 복지라든지 민생, 경제정의 등 민주당이 세운 청사진은 공염불에 그치고 내년 정국까지, 그리 잘난 것 없다던 여당에 끌려다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에게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갈등이 더 무서운 괴물일지도 모른다.
<함영훈 기자 @hamcho3>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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