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밀고 당기기만 몇달째다. 재정적자 감축과 부채 한도 증액안을 두고 대립 중인 미국 의회와 행정부 얘기다. 8월초 디폴트(국가채무 불이행) 시한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정부 부채 한도는 현재 14조3000억 달러. 이를 1년만에 늘리지 않으면 정부는 파산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미국 시민들 몫이 된다. 다급해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지도부를 직접 설득하겠다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지도자들과 첫 회담을 가진 7일(현지시각) 백악관.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협상을 10일 재개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된 협상 직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직접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매우 건설적인 만남이었다”며 “허심탄회하게 다양한 선택안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와 참모진이 주말까지 릴레이협상을 벌여 타결짓겠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합의안 도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 정가에서는 직접 담판에 나선 오바마의 리더십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고비마다 상대를 만나 설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 의료보험 개혁이 100년만에 이뤄졌던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은 의보 개혁과 관련해 100여 차례 텔레비전·라디오 연설과 토론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의 반대 의원들을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시켜 설득하고, 야당인 공화당의 토론회에도 참석해 설득했다. 미국 정부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한 것은 ’설득의 리더십’이었다. 덕분에 보험혜택에서 소외된 3000만명을 보험지대로 끌어들였다.

재정적자 감축과 부채 한도 증액안을 두고 다시 고비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 미국 경제상황도 더없이 어둡다. 고공곡선을 그리는 실업률은 꺾이지 않고, 부동산 시장도 침체돼있는 등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 내년 재선 가도에 나서야하는 그에게도 최대 위기다. 이 가운데 미국은 디폴트 기로에 서있다. 미국 경제에서 다시 한번 ’오바마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을까.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인 ’설득의 리더십’이 위기에서 미국경제를 어떤 식으로 구해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