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수시로 경제전망치를 업데이트한다. 지난 2008년 말 세계금융위기당시에도 위기 발발 이후 한국 경제 성장율을 처음에는 3.5%(9월)에서, 2%(12월)로 바꿨고 이후 다시 2009년에 들어서도 -4%(4월)에서 -3%(7월)로 지속적으로 바꿨다. 이렇게 자주 업데이트를 하다보니 리스크를 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오히려 발표 당시에는 가장 정직한 성장률 전망일 수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연례협의를 위해 한국을 처음 담당했던 수비르 랄 IMF 한국담당 과장이 4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도 역시 그가 바라보는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에 관심이 쏠리기는 마찬가지.

이번에 그는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5%, 내년 4.2%로 유지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4.5%에서 4.3%로 낮추고 내년에는 3.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에서 내걸고 있는 5%대 성장률과 3%대 물가와는 적지않은 차이가 있는 수치다. 수비르 랄 과장은 올해 ‘5% 내외’ 성장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전망에 대해선 ”4.5%가 현재로선 가장 좋은 예측“이라며 ”잠재력을 넘어선 과도한 성장을 예측하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가 인터뷰 내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한국경제의 당면한 과제로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고 조속한 금리조정을 제안했다. 수비르 랄 과장은 기준금리에 대해 “지금까지의 정책금리 인상은 환영할 만하지만, 통화여건은 느슨한 상태”라며 “한국경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더 꾸준한 통화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에게 “기준금리상승은 가계대출의 상환부담을 상승시켜 오히려 위기상황을 몰고 올 수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기때문에 정책금리 상승은 가계의 과도한 대출을 방지해주고 가계대출 증가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며, 담보대출 구조를 변동금리에서 분할상환식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정책도 레버리지 증가를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가 제안한 한국경제의 과제는 최근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 활성화와도 궤를 같이 했다.

랄 과장은 ”수출의존도와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 등을 고려할 때 비교역(내수) 부문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쌍방향적 환율의 유연성 유지는 비교역 부문을 활성화하고 가계소득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