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그리는 롯데카드 새내기 박유진씨

절판된 ‘암브로시아’ 꾸준한 인기

올가을 새책 출간목표 콘티준비중

“만화도, 회사 일도 모두 프로가 될 겁니다.”

올해 롯데카드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에서 근무하는 박유진(23ㆍ여) 씨는 단행본 만화책까지 내며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이력의 소유자다.

박 씨는 어릴 때 봤던 디즈니 만화영화에 마음이 사로잡혔다고 한다. 자연히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는 상상 이상으로 완강했다. 1남 2녀 중 장녀이고 학업 성적도 우수한 박 씨에게 기대가 컸던 부모에게 ‘만화가 박유진’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버지가 부숴버린 그래픽 태블릿이 두 개나 되고 100권이 넘는 만화책도 다 버려졌죠”라는 박 씨는 취업을 한 지금도 부모님 몰래 취미로 만화를 그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원하던 미술을 전공하지 못하고, 대신 대학에서 재무학을 공부하게 됐다.

만화 그리기를 취미로 대신했지만 만화에 대한 열정은 실력으로 드러났다. 아마추어를 넘는 수준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미국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한 박 씨는 현지에서 취미로 아트블로그를 개설했다.

방문자 수는 점차 많아지고 서서히 입소문도 탔다. 일러스트 수주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박 씨의 블로그를 통해 그림 실력을 확인한 외국인들이 박 씨에게 일러스트를 요청한 것. 장당 최대 16만원가량의 수입까지 얻을 수 있어서 용돈벌이도 제법 쏠쏠했다고 박 씨는 귀띔했다.

지난 2009년 여름에는 첫 단행본 ‘암브로시아’를 발간해 국내외에서 판매했다. 또 지난해에는 ‘암브로시아’ 하권을 내기도 했다. 취미로 하다 보니 박 씨가 충무로의 인쇄소 골목을 돌아다니며 직접 책을 만들 수밖에 없던 터라 다량으로 제작할 수 없었고, 이익도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절판 후에도 독자들의 구매 요구가 쇄도해 박 씨가 직접 이들에게 사과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박 씨는 올해 롯데카드에 입사한 이후로는 여느 기업의 신입사원과 마찬가지로 회사 업무 적응에 여념이 없다. 블로그 활동 및 단행본 제작도 잠시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틈틈이 짬을 내 고교생들의 일상과 사랑을 그린 새로운 단행본의 콘티를 준비 중이다. 올해 가을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미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박 씨는 말했다. 그는 “비록 지금은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여유가 생기면 체계적인 미술을 배워보고 싶다”며 “동양화, 3D와 같은 다양한 미술 분야도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