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경제는 감기에 걸린다.” 중국 남부를 덮친 반세기 만의 최대 가뭄이 유럽을 휩쓴 한발과 겹치면서 세계적인 식량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불안은 세계경제에 타격을 이끌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수자원이 풍부해 예로부터 ‘물고기와 쌀의 고향’이라고 불려온 중국 창장(長江) 중ㆍ하류 일대에 이례적인 가뭄이 들면서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며 전국적으로 남한의 3분의 2 면적인 1억440만무(畝·6만9634㎢)의 경작지가 가뭄피해를 봤으며 피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피해가 극심한 지역은 창장 중·하류의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장시(江西), 안후이(安徽), 장쑤(江蘇)성 등 5개 성으로 전국 피해지역의 43.5%인 4535만무에 달했다.
가뭄재해대책본부는 5개 성의 강수량이 지난해의 40~60% 수준에 불과, 1951년 이후 50년만의 최대 가뭄이라고 전했다.
곡창지역인 창장 유역의 가뭄은 곡물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는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 동안 채소 가격이 19%나 급등했고 광둥성 광저우 시에선 쌀값이 불과 3일 사이 1㎏ 당 2.7위안에서 2.8위안으로 올랐다.
가뭄으로 호수와 강물이 말라붙으면서 민물새우의 생산량도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격이 작년보다 5∼6위안 오른 1㎏ 당 20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이달 중순부터 전국적으로 채소류, 쌀, 해산물,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5.3%에서 5월 5.5%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물가상승률은 34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극심한 가뭄과 전력난 등으로 크게 높아진 상태인 만큼 곧 인민은행이 이달중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상 등의 정책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은 이같은 중국 창장 유역의 가뭄과 유럽의 기상이변으로 올해 국제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일부 나라에선 식량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경우 독일, 프랑스, 영국, 폴란드의 가뭄이 극심한데 이들 국가의 농산물 생산량은 유럽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12개월간 전 세계 곡물가격이 71% 올랐다면서 앞으로 몇주간 중국, 유럽 등 북반구 지역의 가뭄이 계속될 경우 심각한 식량난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중국 부동산 시장이 직면한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인의 89%가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급성장한 상황에서 부동산 거품이 터지거나 부동산 경기가 급하강한다면 세계경제가 받을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UBS의 조나단 앤더슨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과 주택건설 시장은 중국 경제 전반에 깊숙히 침투해 있다”면서 “중국 원자재 수요 결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없다는데 있다. FT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과열억제책이 건설경기 급하강을 야기해 중국 내 부동산 관련 산업을 침체시키고 나아가 세계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 확대,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세계경제 타격을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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