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간 이견 커 지원 난항

도미노 신용강등에 위기전염

그리스 선결조건 이행불구

구제금융 여전히 오리무중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못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로 전염되고 있다.

다급해진 그리스가 23일 국영통신회사, 국영은행, 수도회사 지분 매각을 발표하는 등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련기사 19면 이탈리아도 지난주말 신용전망이 하향되자 23일 정부가 추가 긴축및 증세방안을 내놓기로했다.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추가 지원을 미루면서 유로존 위기는 계속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줄줄이 신용강등=유럽 재정위기는 지난 17일 열린 유로존 17개국 전체 재무장관에서 논의된 그리스 지원 방안이 회원국 간 이견으로 결국 타결되지 못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그리스 지원이 무산되자 20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무려 3단계 낮은 B+로 강등시켰고, 다음날인 21일에는 S&P가 이탈리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어 23일 월요일에는 피치가 벨기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또 전날인 22일에는 스페인 집권 사회당이 지자체 및 지방선거에서 패하면서 스페인 정부의 재정적자 긴축 정책이 야당의 반발로 무산될 가능성이 커져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재정상태가 취약한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로 넘어간 형국이다.

▶그리스 결국 자산매각=추가 지원을 받기에 혈안이 된 그리스는 EU와 IMF가 추가 지원 선결조건으로 내건 공공자산 매각 방침을 서둘러 발표했다. 그리스 재무부는 23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 주재 아래 중기(2011~2015년) 재정전략에 대한 국무회의가 끝난 뒤 성명을 내고 “통신회사 OTE와 국영은행인 포스트뱅크의 정부지분 전부(각각 16%, 34%), 피레우스·테살로니키 항만, 테살로니키 수도회사 등 주요 공기업에 대한 정부지분 매각 절차를 즉각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부펀드를 창설해 이 자금을 관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언론들은 이 밖에 정부가 부가가치세 인상, 공무원 해고,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고가 부동산세 도입 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가 EU에 자구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00억유로어치의 공공자산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지원 아직도 오리무중=그리스에 대한 EU의 추가 지원이 오리무중인 상황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3일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유럽 국가들이 분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리스가 추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유로존을 탈퇴하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 지난 6일의 유로존 핵심국가들의 비공개 회의에서 돈줄인 독일 프랑스보다 스페인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그리스 측에 격노했다고 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은 이 회의에서 그리스 재정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질질 끌면서 자국들에 전염되고 있다고 분노하며 그리스에 공공자산 매각과 세제 개혁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오히려 독일과 프랑스 측은 그리스가 원하는 채무축소 조정이나 단기국채를 장기국채로 전환해주는 방안을 지지했다고 한다. 그리스 지원에 대해 다른 나라들의 감정적인 분노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리스 지원방안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