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회> 날개에 숨긴 칼 3
왠지 모르게 즐겁지만 즐거움에 빠져 흐르지는 않는 것.
왠지 가끔 슬퍼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통하지는 않은 것.
언제인지 모르게 허허로운 비명을 지르지만 알고 보면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소리.
간혹 숨이 끊어지는 듯하지만 곧 탄성으로 이어지는 뜨거운 숨결.
서른 살 넘은 여자와의 섹스에서는 이런 맛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상열지사에 도가 트이게 된다는 것. 현성애와 권도일은 지금 이러한 열락에 빠져 있었다. 손기술이나 얄팍한 재간 따위로는 이룰 수 없는 경지. 마음이 합치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최상의 기쁨을… 그들은 누리는 중이었다.
이리 돌아라! 앞태를 보자… 그녀가 권도일의 몸을 데구르르 돌리자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았던 권도일의 젖꼭지가 똑딱단추처럼 바짝 도드라져 있었다. 아하! 남자의 똑딱단추에도 사랑의 숨결이 도달하는 것이로구나. 욕정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면 똑딱단추도 붉은빛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로구나.
저리 굴러라! 뒤태를 보자… 이번엔 권도일이 그녀의 몸을 뒤로 돌리자 탐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엉덩이가 하트 모양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걸 로데오 자세라고 하는가? 그는 누워 있고 그녀는 남자의 발끝을 향한 자세로 배 위에 앉아 있는데… 아! 뒤로 돌아앉아 있는 그녀의 엉덩이가 완벽한 하트 모양이란 것을 이제야 깨달은 권도일은 하마터면 눈물이라도 쏟을 만큼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더 이상은 못 참겠어. 하자!”
“조금만 더 기다려요. 클래식 카를 다룰 때는 서두르면 안 돼요. 오로지 힘이나 속도만을 원하려면 방금 출고된 새 차가 낫지.”
“그래도 참을 수 없어.”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들어봐요. 오로지 깃발만 꼽으려 하지 말라고요. 고지로 향하는 길을 산책하면서 천천히… 과정을 즐기세요.”
“어허! 미치겠군.”
권도일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으므로 여태껏 목에 감겨 있던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넥타이와 함께 망토처럼 매달려 있던 와이셔츠가 벗겨지자 그제야 두 팔이 자유로워졌다. 상체를 일으켜 세워 그녀의 등 뒤에 바짝 몸을 붙인 후에야 겨우 그녀의 젖가슴을 어루만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두 발목에는 아직도 바지가 둘둘 말려 있었기 때문에 온전히 다리를 벌리기는 힘든 상태였다.
“하자!”
“조금만 더 참아요.”
“하자니까?”
서른 살을 넘긴 그녀의 내공에 의해 결국 권도일의 욕정은 비등점에 달하고야 말았다. 끓는 물에 비유하자면 온전하게 100도를 넘길 수 있었다는 말이다. 라면을 요리할 때에도 온전히 100도에 달하는 물에서 삶을 때와, 온수기에서 따라낸 물에서 대충 삶을 때와는 그 맛의 차원이 다르다. 면발의 쫄깃함이나 국물 맛의 깊이에 현저한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그러니 라면을 끓일 때에도 마음속으로 참을 인(忍)자를 세 번쯤 써야 할 것이다.
“그래요. 지금… 해요!”
권도일은 눈물 나도록 고마워서 그녀를 뒤로 부둥켜안은 채로… 합체했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그의 지겟작대기를 들이밀자 그녀의 교성이 터져나왔다. 그녀 역시 참을 만큼 참았던가? 그녀의 비너스에서도 사랑의 샘이 뜨겁게 흐르고… 그다음엔 정신이 가물가물… 왠지 모르게 즐겁고, 왠지 모르게 슬퍼지다가 곧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으!”
이것이 허허로운 비명인가? 입을 딱 벌리고 하악, 하악 헛김을 토해내는 그녀의 모습으로 보아 그는 설계보다도 2마력이나 힘이 넘쳤던 포니의 시작차처럼 불가사의한 저력을 발휘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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