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 최태원 회장이 선물투자로 10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는 데 대해 세간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스터리’로 여길 만한 이번 투자과정의 전모를 알고 있을 법한 인물이 검찰 수사선상에 놓여 묘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28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이 2007~2008년 선물투자 당시 그룹 계열사의 전ㆍ현직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엔 최 회장의 측근으로 당시 SK텔레콤 상무로 재직했다가 현재 창업투자회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대표로 있는 김모 씨의 계좌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스쿨에서 금융석사 학위를 받고 1998년 SK 그룹에 입사해 3년 만에 상무로 고속 승진한 입지전적의 인물로 알려졌다. 이런 김 씨가 창투사를 운영하면서 코스닥 상장사 글로웍스 주가 조작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어 최근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른 것이다.

김 씨는 2009년 6월 글로웍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50억원어치를 사들여 이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 714만 주를 샀다. 이 과정에서 글로웍스의 대표 박모 씨(구속)는 김 씨와 ‘원금 및 수익 보장’, ‘수익 발생시 분배’ 등을 조건으로 이면계약을 체결한 뒤 주요 주주 관련 공시를 낸 데 이어 몽골의 금광개발에 나선다는 허위 공시를 냈다. 이에 주가는 급등했고 김 씨는 같은 해 8월 주식 전량을 174억원에 팔아 124억원의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조만간 김 씨를 소환해 투자금 50억원의 출처와 이면계약 사실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혐의가 확인될 경우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도 세워졌다.

검찰은 또 2007~2008년부터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10개의 벤처펀드에 SK 그룹이 1800억여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수백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점을 주목하기도 한다. 최 회장의 선물투자 시기와 SK 그룹의 투자 시기가 묘하게 맞물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어떤 역할을 담당했느냐가 범죄 혐의로 연결될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한편 국세청은 최 회장이 선물거래시 차명 계좌를 이용한 것을 두고 조세 회피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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