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지급거부는 위법”
일제 징용 피해자가 숨지거나 행방불명된 후 입양된 동생에게도 유족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판사 김문석)는 노모 씨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상대로 낸 위로금 지급 기각결정 취소 청구소송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양자와 양부모 및 그 혈족, 인척 사이 촌수는 입양된 때로부터 혼인 중 출생자와 동일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민법 제772조에 따라 노 씨가 입양된 이상 사후양제라 해 위로금 지급대상인 유족에서 제외할 수 없다”며 “노 씨는 희쟁자지원법이 정한 ‘형제’에 해당돼 위로금 지급을 거부한 위원회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노 씨는 형이 1944년 일제에 의해 군인으로 강제동원됐다가 행방불명됐다며 위원회에 유족 위로금을 신청했으나 형이 행방불명된 이후 1973년에 입양된 ‘사후양제’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에 노 씨는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1ㆍ2심 재판부는 “사후 형제관계를 맺어 희생자의 강제동원과 사망으로 인한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법원은 “위로금 지급의 근거 법률은 친족관계 형성 원인이 자연적 혈족관계인지, 입양인지에 따라 차별을 두고 있지 않다”며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권도경 기자/k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