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TV서 건재함 과시

베네수엘라 망명설 일단락

군이탈 가속 지지기반 흔들

‘제2 무바라크’ 가능성

리비아 사태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에 몰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거취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디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뒤 직접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망명설이 고조된 가운데 22일 오전 2시(이하 현지시간)께 국영 TV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직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 망명설이 유력했었다. 특히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이 21일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긴급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그가 베네수엘라에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베네수엘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보들을 봤다”고 말해 소문으로만 나돌던 망명설에 불을 지폈다.

카다피의 22일 TV 출연으로 그간의 망명설은 일단락 지어졌다. 하지만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그에 대한 퇴진 압력은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원수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똑같은 수순을 밟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TV 담화를 통해 사임 거부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고 권좌에서 물러나는 반전 드라마를 찍은 바 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시위대를 비롯해 전 세계가 사임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일부 유화책과 함께 퇴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위에 불을 질렸고, 결국 하루 만에 퇴진했다.

망명설이 떠돌 정도로 위기에 몰린 카다피가 22일 방송연설을 할 것이란 예고가 나왔을 때 퇴진을 발표할 가능성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고 퇴진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집트처럼 시위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카다피는 지지자들의 결속을 호소했지만 군과 상당수 정부 인사들이 이탈하면서 내부 분열이 이미 시작됐다. 21일 무스타파 모하메드 아부드 알-젤레일 리비아 법무장관은 정부의 무력진압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특히 정권 유지의 버팀목인 군에서는 일부 세력이 시위대 쪽에 참여하거나 명령을 거부하는 등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카다피를 지지하는 세력은 친위부대 등 군 일부와 일부 지지자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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