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에어컨의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벤처기업 임원 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해당기술이 이미 회사 홍보자료로 활용되는 등 영업상 비밀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첨단 나노기술 등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중국 소재 벤처기업 I사 이사 고모 씨 등 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나노파우더 기술은 관련 자료는 이미 홍보자료로 활용돼 왔고 고씨가 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플라즈마 기술은 P사에 1년 동안 근무한 러시아 출신 박사의 원천특허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특허 출원을 보류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P사는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은 적이 없고 최소한의 내부자료 비밀관리 지침도 세우지 않아 고씨 등이 (회사)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파일들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어컨 핵심 설비의 도면을 유출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LG전자만이 지닌 노하우가 있어야만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진술 등을 고려해 무죄로 판단했다.

2007년 10월∼2008년 4월 P사에 재직했던 고씨 등은 P사를 퇴직하면서 나노파우더(NAP)·박막증착(ITO)·금속표면처리(OPZ) 기술 자료를 노트북 컴퓨터나 USB 메모리 등에 저장해 자신들이 중국에 설립한 I사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P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특허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된 1호 벤처기업으로 KIST와 함께 수년에 걸쳐 기술을 개발했다.

LG전자 에어컨 설비 도면은 플라즈마를 이용한 금속표면처리 방식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이는 LG가 에어컨 업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검찰은 이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피해액이 12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