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17만~20만원…높은 시급 쫓아 마루타 알바·초고층 건설현장 등 지원 미래 위한 저축 꿈도 못꿔 악순환 반복 심신적 부담속 불법행위에 무방비 노출

#1. 서울 행당동에서 4년째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권모(26) 씨는 여름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일명 ‘마루타 알바’로 불리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성시험)에 참가하기 위해 알바 포털을 검색했다. 월 50만원의 월세를 충당하고 학비를 모으기 위해서는 한 번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생동성시험만한 것이 없었다. 권 씨는 “당장 쓸 돈을 생각하다보니 위험성까지 생각할 처지가 못된다”며 “주변에서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하려고 한다”고 했다.

#2. 그동안 아파트 건축 현장 등에서 알바를 했던 대학생 성모(27) 씨는 지난 겨울방학 때 고층빌딩 건설 현장에서 일했다. 자취 생활에 필요한 생활비가 부족해 같은 시간 일하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종을 찾다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성 씨는 이내 후회했다. 공사 현장에서 안전을 강조한다고는 하지만 초고층에서 일하다보면 힘이 2~3배는 들었고, 체력 소모도 그만큼 심해 일이 끝나면 탈진해 공부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생활비에 등록금까지도 일부 보탤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지만 오래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돈은 많이 주지만 또 하고 싶진 않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생활 전선에 나서는 대학생들이 있다. 특히 짧은 방학 기간동안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마련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대학생들은 같은 시간 일하면서도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각종 고위험 알바를 찾아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4일 국내 유명 알바 구직 포털의 관계자에 따르면 ‘고위험 알바’로 꼽히는 각종 직군의 모집 공고는 최근 2~3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알바란 임상시험이나 생동성시험, 과도한 신체적 활동이 수반되는 공사장 노동, 유흥업소 종업원 등 다른 직군에 비해 신체적ㆍ정신적 부담이 큰 일을 지칭한다.

가장 대표적인 고위험 알바로 꼽히는 것이 바로 임상시험이나 생동성시험이다. 이날 오전 알바 구직 포털 알바천국의 경우 189건, 알바몬은 115건의 임상시험ㆍ생동성시험 참가자 모집 공고가 게시된 상태였다. 지난 1년간(2015년 7월~2016년 6월)을 놓고 봤을때도 해당 직군과 관련된 모집공고는 적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알바천국은 총 780건, 알바몬은 총 2294건의 임상시험ㆍ생동성시험 모집 공고가 게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 10명 중 2명 정도는 고위험 알바를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젊은 대학생들이 체력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강점이 있는데다 일당이 17만~20만원 이상으로 다른 업무에 비해 시급이 많다보니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 필요한 대학생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전국 남녀 대학생 11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16.3%가 고위험 알바를 해본 경험이 있었다. 조사에 참가한 대학생 중에선 단순히 체력적ㆍ정신적 부담을 주는 일 이외에도 다단계(5.2%)ㆍ보이스피싱(2.1%) 등 범죄와 관련되거나 유흥업소 도우미(6.2%)와 같은 알바도 경험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이 같은 고위험 알바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사회적 구조의 문제를 꼽았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위험 알바를 통해 높은 알바비를 받더라도 소득이 낮은 대학생들의 경우 비싼 등록금과 주거비를 지불하고 나면 미래를 위한 저축에 활용한 소득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며 “이런 이유때문에 방학이나 매학기 고위험 알바에 종사해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동시에 대학생들이 질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윤ㆍ구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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