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출사표…마트3사 식료품 특화점포 경쟁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매출 1년새 10~40%↑

편의점도 1인가구 겨냥한 소용량 신선식품 강화

이마트 푸드마켓 대구수성점 [이마트 제공]
이마트 푸드마켓 대구수성점 [이마트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점포 경쟁이 뜨겁다.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도 신선식품 특화 매장을 내놨다. 편의점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신선식품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의 진격에 맞서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살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신선식품 전문 점포 ‘이마트 푸드마켓’을 대구 수성구에 처음 출점하면서 대형마트 3사 모두 신선식품 특화 채널을 갖추게 됐다. ‘이마트 푸드마켓’은 1년 내내 식료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HDS)을 표방한다. 전체 영업면적 3966㎡(약 1200평) 가운데 테넌트(임대매장)와 행사장을 제외한 86%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이마트는 해당 점포에서 신선식품 가격을 기존 할인점보다 20~50% 낮춰 선보인다. 아르헨티나산 오징어, 호주산 소고기 등 글로벌 산지에서 식자재를 공수해 품질 경쟁력도 높였다. 또 도보 고객이 많은 근린상권을 고려해 신선식품의 포장 단량도 줄였다. 이마트는 대구 수성점의 성과를 더 지켜본 뒤 향후 다른 지역으로 특화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점을 리뉴얼해 식료품 특화 점포인 ‘그랑 그로서리’를 열었다. 매장의 9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델리) 등 식료품으로 구성했다. 기존 대형마트의 식품과 비식품의 비율이 5대 5, 6대 4 수준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시도였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롯데 프리미엄푸드마켓 도곡점을 식료품 라인업을 확대한 ‘그랑 그로서리’로 재단장했다.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 뷔페바 ‘요리하다 키친’ 매장 전경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 뷔페바 ‘요리하다 키친’ 매장 전경 [롯데마트 제공]

홈플러스도 기존 매장을 신선식품, 즉석조리식품 중심의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22년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33개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서점 리뉴얼을 통해 한 단계 진화한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점포를 선보였다. 즉석에서 요리사가 회를 떠주거나 요리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등 라이브 요소를 강화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신선식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택했다. GS25는 소용량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신선강화매장(FCS)을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신선강화매장은 농축수산식품을 비롯해 두부, 간편식 등 식료품을 일반 편의점보다 300~500여종 이상 늘린 공간이다. 2021년 3곳이던 매장 수는 올해 500곳을 넘어섰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알뜰소비나 소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이 돋보인다. 실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신선강화매장은 신선식품으로만 월 3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다. 관련 상품군을 늘리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CU도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삼겹살, 목살 등 냉장 정육 판매를 시작했다. 소용량 컵과일, 소포장 냉동과일도 잇달아 출시했다. 삼겹살, 목살 등 포장 중량을 500g으로 낮춘 정육 상품을 선보여 사흘간 5만개 이상을 팔기도 했다.

유통업체의 신선식품 강화는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빠른 배송과 편리함을 내세운 이커머스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장보기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신선식품만한 무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물이나 가공식품 등 오프라인에서 장보기 무거운 상품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더라도 채소, 과일, 고기 등 신선식품은 눈으로 직접 보고 사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차별화하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이 진열된 GS25 신선강화매장에서 고객이 장을 보는 모습. [GS25 제공]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이 진열된 GS25 신선강화매장에서 고객이 장을 보는 모습. [GS25 제공]

언박싱
언박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