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진해 서도 인근 바다에서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 기술 시연이 이루어졌다. 붉은 깃발의 대항군 수상정 다섯 척이 가상의 북방한계선을 넘어 침투하자, 인근에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아군 무인수상정 열 척이 푸른 물살을 가르며 즉각적인 방호전투 임무에 나섰다.

우리 무인수상정은 스스로 임무계획을 수립하고, 적군의 의도를 추론하며 전장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적 수상정의 침투를 성공적으로 막아내며 시연이 마무리되었다.

2019년부터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으로 추진해온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의 결실이자,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무인체계가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라는 수많은 예측이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전장 환경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러-우 전쟁을 거치며 드론 등 무인체계는 전쟁의 보조수단에서 전투원의 생존성과 전투 효율성을 강화하는 주요 수단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방위사업청도 첨단 과학기술 기반 강군 건설의 기조 아래 AI 기반 유·무인복합체계 조기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유무인복합체계는 단순히 무인 무기체계의 집합이나 유인·무인체계를 연동하는 기술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유인 전투원과 무인 전투체계를 어떻게 하나의 부대로 편성하여 싸울것인가까지 기술-조직-교리의 3가지 차원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적인 개념이다. 무인과 유인체계를 함께 운용함으로써 전투원의 전투력을 배가시키고,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인구절벽으로 우리 군이 직면한 병력자원 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기도 한다.

‘유인체계’에서 ‘AI기반의 유무인복합전투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획득 분야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국방R&D분야에서 ‘기술선도형’ 사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선진국도 아직 ‘유무인복합전투’의 기술과 개념을 발전시키는 단계에 있는 만큼 추격하는 방식의 국방R&D로는 우리 군이 직면한 미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신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무기체계와 싸우는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군의 무기체계 수요로 연결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방위사업청에서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국방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019년 정식 사업화된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은 기존 무기체계 수요에 기반한 국방R&D 틀을 벗어나 혁신적 신기술로부터 신개념 무기체계를 창출하고, 전쟁 수행방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출발했다. 현재는 유무인복합체계 관련 기술을 비롯하여 양자,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도모할 새로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은 속도의 시대다. 급변하는 전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군사력 확보방식도 다변화되어야 한다. 기존의 틀에서 탈피하여 미래 무기체계를 선도할 과감한 혁신과 도전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위험이 높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더라도, 시도하고 도전해야 한다. 미래·혁신·도전형 R&D를 표방하는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의 내일을 기대해본다.

김태곤 방위사업청 첨단기술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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