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커피 불안증상에 역효과…대추차·캐모마일차 등 도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50대 주부 김모 씨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돼 불안하다”며 “마음이 쉽게 가라앉질 않는다”고 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상을 유지하려면 불안한 마음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과도한 음주를 피하는 것이 첫 번째다. 커피 등 카페인이 많은 음료도 마찬가지다. 불안장애가 있는 이들에게는 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불안이 심할 때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과다 섭취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손 떨림이나 초조함 같은 신체적 불안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 대신 따뜻한 차 한 잔은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데 도움을 준다. 부작용 없는 천연 신경안정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신 원장은 “대추차나 캐모마일차 같은 음료는 천연의 진정 효과를 제공한다”며 “녹차의 테아닌도 신경을 안정시키고 불안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추차는 진정작용에 효능을 보이는 대표적인 차다. 서양의 캐모마일차나 허브차 못지않다.
진정작용이란 우리 몸의 신경계 흥분을 가라앉히는 기능을 말한다. 불안이나 긴장을 완화하고 불면증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진정작용에 좋은 차로는 캐모마일차가 잘 알려져 있으나, 한방에선 주로 대추차를 권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대추에는 사포닌(saponin)과 폴리사카라이드(polysaccaride·다당류의 일종), 그리고 항산화성분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가 풍부하다. 이러한 성분들은 신경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풀게 만든다. 마음이 불안할 때 대추에 감초를 약간 넣고 끓여서 마시면 좋다.
불면증 예방으로 애용되는 캐모마일은 국화과에 속하는 약용식물이다.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으로 널리 쓰인다. 불안 증상을 보인 이들이 8주간 캐모마일 추출물을 섭취한 결과 증상이 완화됐다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연구팀의 논문(2022)도 있다.
녹차를 마셔도 좋다. 녹차에는 카페인이 들어있지만, 카페인의 자극 효과를 줄이면서 불안과 스트레스 를 해소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바로 ‘L-테아닌’이다. 2019년 일본 구마모토대학교 연구진은 쥐 실험에서 녹차의 L-테아닌이 항우울제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