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연합]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해제 이튿날인 5일 오후부터 휴대폰을 최소 3차례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각 통신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 5일 오후 5시 6분 기존 통신사에서 다른 통신사로 번호를 이동하며 새 휴대폰을 개통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1시간 21분 만인 같은 날 6시 27분, 유심칩을 옮기는 방식으로 다른 휴대폰을 썼다.

또 다음 날인 6일 오후 10시 28분 한 번 더 유심칩을 다른 휴대폰에 장착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장관이 휴대폰을 바꾼 5~6일은 그가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4일)한 뒤 청사 내에서 두문불출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은 이후 지난 8일 새벽 1시30분께 검찰에 기습적으로 자진 출석해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휴대폰을 압수했지만, 압수되지 않은 다른 휴대폰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황 의원은 조지호 경찰청장도 계엄 해제 후 나흘 사이 휴대폰을 두 차례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갤럭시S24 휴대폰을 이용하던 조 청장은 6일 오후 2시 37분 유심칩을 갤럭시S20으로 옮겨 이용했고, 이틀 뒤인 8일 오후 2시 24분 다시 갤럭시S24로 유심칩을 옮겼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찰청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청은 “조 청장은 6일 오전 기존에 사용해오던 휴대전화를 유심칩이 장착된 상태로 국가수사본부에 임의제출 했고, 같은 날 오후 업무 수행을 위해 새로운 유심칩을 발급받아 공기계에 장착하여 사용했다”라며 “이후 12월 8일 오후 임의제출했던 휴대전화를 국가수사본부로부터 돌려받은 뒤, 6일 새롭게 발급받았던 유심칩을 해당 기계에 옮겨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내란 주동자들이 지금 시각에도 증거를 인멸하고 있을 수 있다”며 “신속한 특검 출범을 통해 내란 범죄를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