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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ain 2018’ 스켈레톤·봅슬레이, 썰매의 기적 다시한번 [베이징 D-8]
2018 평창올림픽서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을 획득한 대표팀.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아쉽고 힘든 상황이지만, 성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좋은 결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격을 앞둔 조인호 썰매 대표팀 총감독의 출사표는 한국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대표팀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금메달,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을 획득하며 ‘썰매 불모지의 기적’을 일군 한국 썰매는 이번엔 그리 밝은 전망을 안고 출발하지 못한다. 올림픽 시즌에 치른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성적이 저조해 메달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가까워지는 시즌 후반부에 성적을 조금씩 끌어올린 게 그나마 다행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 윤성빈 [게티이미지]

그 가운데 평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8)이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올시즌 월드컵 1차 대회를 6위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차 13위, 3차 26위로 추락했다. 8개 대회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2018-2019시즌 종합 2위, 2019-2020시즌 종합 3위로 세계 정상을 호령했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7차 대회에서 시즌 최고 순위인 6위에 오르고 마지막 8차에서 10위에 오르며 후반부에 반등한 게 위안이다.

스스로도 냉정한 평가를 했다. 윤성빈은 2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올시즌 부진의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내가 잘 못했기 때문에 결과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안나오는 건 선수 본인이 책임질 일이고 본인이 자초한 일이다. 남 탓이나 환경 탓을 하면 안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봤을 때 지금 성적으로는 메달이 힘들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메달 가능성이 낮다”고 잘라 말했다. 윤성빈은 “올림픽 경기까지는 2주 남았다. 개인기량이 변화하기엔 짧은 시간이다. (반전이 일어난다면) 드라마틱한 얘기다. 불가능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 기량에서 더 떨어지지 않고 잘 유지하는 것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스켈레톤 기대주 정승기 [게티이미지]

스켈레톤 반전 드라마는 '포스트 윤성빈' 정승기(23)가 쓸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첫 데뷔를 앞둔 정승기는 올시즌 6차 월드컵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대표팀에 유일하게 메달을 안긴 기대주다. 평창 올림픽 개회식 때 썰매 유망주로 오륜기를 들고 입장할만큼 일찌감치 유망주로 손꼽혔다.

정승기는 "비시즌에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해 스타트가 많이 좋아졌다. 그 부분이 성장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며 "(누가 메달을 딸지는) 경기를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메달) 욕심도 내 보려고 한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봅슬레이 월드컵 경기를 치르는 원윤종-김형근. [로이터]

봅슬레이도 스켈레톤과 비교해 사정이 크게 나은 편은 아니다. 평창 4인승 은메달 주역 중 한 명인 서영우(31)가 시즌 초 어깨부상에 이어 최근 발목 수술로 올림픽에 낙마했다. 100% 전력으로 나서지 못하는 셈이다.

원윤종(37)의 단짝 서영우의 공백 속에 원윤종 팀은 8차례 월드컵서 단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다. 초반 네차례 대회선 20위권 안팎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김진수, 김형근과 차례로 짝을 이뤄 나선 후반 4차례 경기에서 차례로 9위, 6위, 7위, 7위의 성적을 내며 올림픽 희망을 밝혔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메달권에서 한참 떨어져 있지만 원윤종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원윤종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원윤종은 “어느 경기든 스타트가 중요하지만 경기가 열리는 옌칭 슬라이딩 센터가 트랙이 길다보니(공인트랙 중 최장 1975m) 스타트 비중이 다소 떨어진다. 드라이빙적인 측면으로 많이 커버하면서 경기를 운영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이 선수의 몫이다. 서영우 선수 몫까지, 2인승과 4인승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평창 올림픽서 불모지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썰매 대표팀이 베이징에서 다시한번 짜릿한 반전 드라마를 그려낼지 주목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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