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수석의 차관 이임식 송사에서 제기된 ‘큰바위얼굴’ 서열 1~2위

문 수석 “기자 없죠?” 발끈(?)…눈물짓다 ‘무목대두’ 언급에 한바탕 웃음

13년만에 산업부 현직 차관 영전 경사…문 수석, 3년6개월간 법정고초후 화려한 복귀

문신학(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산업부 차관 이임식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문신학(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산업부 차관 이임식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그동안 저는 차관님이라는 든든한 ‘큰바위얼굴’ 뒤에 숨어, 산업통상부 큰바위얼굴 서열 2위라는 꽤나 편안한 자리를 누려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이달 1일) 차관님께서 떠나시면서 본의 아니게 제가 왕좌를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

18일 관가에 따르면 한주현 산업부 가스산업과장은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문신학 당시 차관 이임식에서 산업부 큰바위얼굴 서열 1~2위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이같은 송사를 읊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경제성장수석으로 문 차관을 임명한 후 진행된 이임식은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것이 산업부 내부의 전언이다.

현직 산업부 차관이 산하기관장으로 물러나지 않고 정부관료로 영전한 사례는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당시 윤상직 차관이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13년만이기 때문이다.

특히 행정고시 38회인 문 수석이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산업정책관으로서 관여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구속 기소돼 당시 선후배들과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산업부를 본의 아니게 떠난 적이 있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관련 수사 개시 시점인 2020년 11월 당시 산업부 대변인이던 문 수석은 이후 3년6개월간 법정에 출석한 후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2024년 9월 산업부를 퇴직하고 공직을 떠났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직후 지난해 7월 차관으로 임명돼 화려하게 복귀했다.

따라서 문 수석의 산업부 차관 이임식은 본인과 후배들에게 남다른 감동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수석과 후배들의 눈시울은 수시로 붉게 변했다고 전해졌다.

행시 55회인 한 과장은 문 수석이 원전국장에 재직시 원전환경과 사무관으로 인연을 맺었고 올해 중동전쟁발발이후 우리나라 원유수급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같이 돌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전우애를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동전쟁 직후 지난 3월 UAE 출장당시 두바이 국제공항이 폭격을 받아 두 사람이 탑승했던 비행기가 임시 공간으로 착륙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에서 한 과장은 문 수석이 기분 좋게 산업부를 떠나는 날에 직원대표로 송사를 읊게된 것이다. 한 과장은 환경미화원들에게 자비로 식사를 대접하는 등 산업부 구성원들과 두루두루 친교가 뛰어난 것도 송사자로 뽑힌 이유다.

한 과장은 송사를 통해 “영예롭게 이임하시는 문신학 차관(현재 직급인 수석으로 변경)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짧은 인사를 올린다”면서 “수석님과는 과거 원전국에서 국장님과 사무관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차관님은 늘 명확한 비전과 따뜻하고 든든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특히 최근 중동 정세가 급박했던 시기,수석님을 모시고 긴급히 중동 현지를 오갔던 시간은 제 공직생활에서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이라며 “밤낮없이 현장을 누비며 국가 에너지 안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뛰었던 그 시간 속에서, 저는 수석님과 단순한 차관, 과장 관계를 넘어 진짜 ‘전우애’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석님께서는 취임하시며 ‘무엇이든 협의하고 논의하며 함께하자’고 말씀하셨다”면서 “돌이켜보면 수석님은 말뿐 아니라 늘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정책수요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직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든든하게 앞에서 막아주셨다“고 말했다.

문신학(가운데)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차관 이임식에 앞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문신학(가운데)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차관 이임식에 앞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또 한 과장은 “국가 에너지 안보의 최전선에서, 그리고 산업부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헌신해 오신 것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이제 새로운 길을 가시지만, 함께 흘린 땀과 뜨거웠던 전우애는 저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보여주신 책임감과 헌신, 그리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십은 저희 후배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산업부를 누구보다 사랑하셨던 수석님께서 어디에 계시든, 저희도 늘 함께했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송사 말미에는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달라”면서 “수석님은 산업부의 자부심이었고, 저희 후배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선배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시작하시는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그리고 산업부 큰바위얼굴이 그리워지신다면 언제든 찾아오세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서열 1위 자리를 잠시 맡아두고 있겠습니다만 왕관이 너무나 무거워서, 오래는 버티지 못할것 같다”고 송사를 마무리 지었다.

문 수석은 이같은 한 과장의 송사를 다 듣고 “여기 기자들 없죠?”라면서 본인을 큰바위얼굴 서열 1위로 언급한 것에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 눈시울이 붉어졌던 엄숙한 이임식이 한바탕 웃음의 장으로 변했다는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문 수석은 ‘큰바위 얼굴’이라는 단어에 발끈하면서 ‘무목대두(목이 없고 머리가 크다)’라는 단어로 수정할 것으로 요청했다고 한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이임식에서 문 수석을 비롯한 산업부 직원들이 순간순간 눈물을 흘렸던 것은 문 수석이 3년6개월의 긴 법정다툼 끝에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고 지난해 화려하게 복귀한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전이라는 좋은 일로 진행된 이임식이지만 다소 엄숙해질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산업부 큰바위 얼굴 서열 1~2위 이야기가 나오면서 다같이 한바탕 웃었다”면서 “특히 문 수석이 ‘큰바위 얼굴’을 ‘무목대두’라는 단어로 변경하라고 언급했을 때는 더욱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고 전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