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보고,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는 여전히 고민입니다. 올바른 정보, 발 빠른 분석은 미국 주식 투자의 출발점이자 도착지입니다. 그 여정을 함께 하겠습니다. ‘서학개미 주식회사’에서 고민과 질문의 해답을 풀어봅니다.

코로나19 백신 [연합]
코로나19 백신 [연합]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급등한 반도체 기업이 아니였는데요. 코로나19 백신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주인공입니다. 모더나는 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7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기준 모더나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599.12%에 달합니다. S&P 500 구성 종목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는데요. 2위인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438.54%)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도 각각 47%, 219%에 달합니다.

14일(현지시간) 모더나는 전 거래일 보다 4.65% 오른 226.3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암 백신 개발 성과가 있습니다. 모더나와 머크는 지난 8월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암 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모더나 주가는 하루 만에 177% 급등했습니다.

이번 임상 결과가 주목받은 이유는 mRNA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암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첫 사례이기 때문인데요.

‘암 백신’이 뭐길래?…주가 하루 만에 177% 폭등

인티스메란은 환자별 암세포의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백신입니다. 환자의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특정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해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원리인데요. 모든 접종자가 동일한 바이러스 항원을 인식하도록 설계된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환자마다 백신의 구성 성분이 다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인티스메란의 흑색종 임상 3상 시험 결과는 이달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6)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모더나와 머크는 흑색종 외에도 비소세포폐암과 방광암, 두경부암, 신세포암 등을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암종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된다면 암 백신 시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모더나의 암 백신 개발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모더나는 2020년 12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며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모더나의 mRNA 기술력을 입증한 대표적인 성과였습니다.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줄면서 성장세는 둔화했습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2022년 180억달러에서 지난해 18억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죠.

코로나 백신 매출 90% 급감…암 백신으로 돌파구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는 모더나가 인티스메란을 통해 2035년 연간 84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받을 가능성은 100%, 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을 가능성은 60%로 가정한 결과입니다.

임상 결과 공개는 목표주가 상향 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모더가 목표가를 기존 40달러에서 170달러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중립’으로 높였습니다.

알렉 스트라나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임상 결과를 모더나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정부의 암 백신 개발 지원 소식이 주가를 한 차례 더 끌어올렸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민간기업과 협력해 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모더나가 정부의 연구 지원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미국 정부가 민관 협력을 통해 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머크와 공동 개발한 암 백신의 임상시험에서 성과를 거둔 모더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스닥100지수 재편입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모더나는 지난 9일 나스닥100지수에 편입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의 매수에 따른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지금 사도 될까?” 암 백신 상용화·실적 회복은 숙제

다만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30일 모더나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목표주가는 기존 60달러에서 80달러로 높였으나 당시 주가인 200달러 안팎에는 크게 못 미치는데요.

씨티그룹은 암 백신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흑색종에서 확인된 치료 효과가 다른 암종에서도 재현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점도 지적했죠.

인티스메란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추가 임상 결과를 확보하고 규제당국의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다. 흑색종을 넘어 폐암 등 다른 암종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임상 성공 이후에는 환자별 제품을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공급할 수 있는지가 실제 시장 침투율과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짚었습니다.

실적 부진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모더나의 매출은 2024년 32억3600만달러에서 지난해 19억4400만달러로 약 40%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2024년 34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7억8300만달러로 줄었습니다.

올해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97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2.03달러)를 밑돌았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억45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