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 풍미+명절 추억…‘가을의 맛’

2003년 나온 스타벅스 라테가 대표적

유럽으로 번지며 글로벌 시장 성장

미국 스타벅스에서 출시한 ‘펌킨스파이스 라테’ [스타벅스 홈페이지]
미국 스타벅스에서 출시한 ‘펌킨스파이스 라테’ [스타벅스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국내와 달리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해마다 가을이 되면 꼭 등장하는 메뉴가 있다. 바로 ‘펌킨 스파이스 라테(Pumpkin Spice Latte·PSL)’다. 현지에서 ‘펌킨 스파이스’ 맛은 호박 맛이라는 의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

미국 스타벅스가 매년 선보이는 펌킨 스파이스 라테는 미국인들에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음료다. 지난 2003년 출시된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가을 음료로 자리매김했다.

펌킨 스파이스 라테는 스타벅스 시애틀 본사에서 탄생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당시 호박파이 한 조각을 맛본 개발팀 직원이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자, 그 맛이 너무 잘 어울려 이를 메뉴로 개발했다. 이듬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음료를 출시한 스타벅스는 이후 20년 넘게 수억 잔을 판매했다.

‘펌킨스파이스 라테’를 소개하는 미국 스타벅스 홈페이지 [스타벅스 홈페이지]
‘펌킨스파이스 라테’를 소개하는 미국 스타벅스 홈페이지 [스타벅스 홈페이지]

펌킨 스파이스 라테는 호박 퓌레(재료를 갈아서 농축한 것)에 에스프레소, 우유, 휘핑크림, 그리고 향신료가 들어간다. 시나몬, 생강, 육두구, 정향 등이다. 메뉴명에 ‘스파이스(향신료)’가 들어간 데서도 알 수 있듯, 향신료는 이 음료의 풍미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고운지 뉴욕지사 관계자는 “미국의 펌킨 스파이스은 호박 자체의 맛보다 향신료의 풍미와 수확 철·명절의 기억이 결합한 ‘가을의 맛’”이라고 했다.

우선, 펌킨 스파이스는 호박 자체의 맛보다는 펌킨파이를 연상시키는 향과 단맛이 어우러진 풍미에 가깝다. 펌킨파이는 미국에서 18세기 말에 등장했다. 으깬 호박에 달걀과 우유, 설탕, 향신료를 넣어 만든다. 미국 추수감사절마다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인들이 해마다 펌킨 스파이스를 기다리는 핵심 요소로 “추수감사절과 베이킹에 대한 기억, 계절 한정이라는 기대감이 모두 합쳐진 가을 감성”을 꼽았다.

호박은 미국에서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 식재료다. 추수감사절이나 핼러윈(Halloween, 10월 31일 밤에 행하는 서양의 풍속행사)에서 항상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음식은 가족과 함께 보낸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편안한 정서적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올해도 펌킨 스파이스는 미국 외식업계 가을 메뉴의 출발점이다. 스타벅스는 매년 새로운 메뉴를 출시하는데, 올해는 ‘아이스 펌킨 크림 셰이크 에스프레소’와 ‘펌킨 스파이스 차이’, ‘아이스 펌킨 크림 말차’를 선보였다.

던킨 역시 펌킨 스파이스 라테를 비롯한 펌킨도넛 등을 내놓았다.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도 펌킨 비스코티, 펌킨 크림치즈, 펌킨 사모사(Samosas· 남아시아의 삼각형 튀김만두)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유럽까지 번지고 있다. 식품 매체 푸드네비게이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가을 풍미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펌킨 스파이스 시장은 지난해 12억5000만달러(약 1조6662억원)에서 오는 2035년 28억4000만달러(3조7857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