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6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 앞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강제퇴원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강제 퇴원으로 서울시와 마찰을 빚었던 서울 강남구 행복요양병원을 비롯한 일부 요양병원의 감염병 전담 병원 지정이 취소됐다.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병상 여력도 안정적이게 되자 보건복지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했던 서울 강동구의 느루요양병원 병상 68개를 다음달 15일부터 지정 해제하고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병상 157개를 지정 취소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각 병원 측에 공문을 보내 이같은 내용을 알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국에서도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병상 여력도 안정적이게 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16일 기준 서울시에서 지정된 3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중 이용되는 병상은 미소들요양병원 10개과 느루요양병원 10개 등 총 20개 병상에 그쳤다.

지난 2월 1일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행복요양병원의 보호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요양병원 보호자 대표 현모씨는 “지정이 취소돼서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다”라면서도 “인권위 진정을 취하할지 여부는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명명백백히 밝힐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최근 서울시에 행복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결정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이에 서울시가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월 1일 서울시는 행복요양병원을 ‘감염병 관리 기관’으로 지정했다. 서울시는 2월 4일부터 14일까지 요양병원 환자들을 퇴원시킨 뒤 같은달 15일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입원시키라고 병원 측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호자 대표회는 “추운 겨울날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중증환자인 부모님들을 병세 악화나 낯선 환경 적응을 못하고 돌아가시는 불상사 등이 우려됨에도 타 병원으로 이송시키려 한다”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강제 퇴원”이라고 지정을 반대해왔다.

아울러 지난 3월 보호자 대표회는 코로나19 병상 지정에 따른 강제 퇴원 결정이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joohee@heraldcorp.com